지난 20일 오후 서귀포시 안덕면 신화역사공원 복합리조트 건설현장인 호텔 신축공사장 거푸집 붕괴사고로 노동자 8명이 한때 매몰됐다가 구조됐다. 제주도소방본부 제공
제주도 곳곳에서 숙박업소 등 대형 건설공사가 이뤄지는 가운데 새해 들어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제주도가 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긴급 대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원희룡 제주지사도 사고원인을 강도 높게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23일 제주도 등의 말을 종합하면, 현재 제주지역에서 추진하는 대규모 개발사업장은 서귀포시 안덕면 신화역사공원 개발사업과 제주시 노형동 드림타워 개발사업 등 14곳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지금까지 일어난 건설 공사장 안전사고는 7건에 사망 5명, 중경상 12명 등 모두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특히 올해 들어 6건이 집중적으로 일어나 4명이 숨지고 12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다.
지난 20일엔 신화역사공원 복합리조트 건설현장인 호텔 신축공사장 1층 높이에서 노동자 8명이 일하다 거푸집이 붕괴하면서 5~6m 아래 지하 2층으로 떨어져 매몰됐다가 긴급 출동한 119 등에 구조됐다.
앞서 지난 9일에는 서귀포시 법환동 분양형 호텔 공사장에서 대형 공구함이 15m 높이 아래로 떨어져 작업하던 중국인(48)씨을 덮쳐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고, 3일엔 부영 청소년수련원 신축공사 현장에서 철골 구조물이 무너지면서 노동자 3명이 다쳤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제주근로센터는 신화역사공원 공사현장에 대한 조사를 벌인 뒤 공사 일시 중지명령을 내렸다.
제주도는 신화역사공원 거푸집 붕괴 사고 이후 잇따라 재발방지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23일 신화역사공원 거푸집 붕괴 사고와 관련해 “발생해서는 안 되는 안전사고가 발생한 것”이라며 “제주의 건축 붐, 인력난 등 여러 상황 속에서 공기를 단축하거나 비용을 줄이기 위한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전사고 취약점에 대해 원인진단과 안전점검을 강도 높게 추진하라”고 관련 부서에 지시했다. 제주도는 지난 22일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기관·부서 간 협업을 통해 설 연휴 이전 대형 건설 공사장에 대한 안전점검 등을 실시하고, 안전사고 발생 때 행정처분 등의 조처를 하기로 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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