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4일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5시 소녀상 앞에서 공연
부산 소녀상 지키고 박근혜 정부의 문화말살정책 항의의 뜻
부산 소녀상 지키고 박근혜 정부의 문화말살정책 항의의 뜻
춤꾼 등 예술인들이 강제로 철거됐다가 가까스로 세워진 부산 일본영사관 앞 ‘부산 평화의 소녀상’(소녀상)을 지키기 위해 무기한 예술시위를 벌인다.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부산지회(부산민예총)는 25일 “다음달 4일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5시부터 부산 동구 초량동 일본영사관 앞에 설치된 부산 소녀상 앞에서 ‘부산 소녀상 지킴이 예술시위’를 무기한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일본의 항의를 이유로 부산 소녀상 철거에 나서려는 세력들에 맞서 예술인들이 공연을 통해 소녀상을 지키려는 것이다.
첫 번째 예술시위는 부산민예총 춤위원회가 주관한다. 부산민예총 풍물굿위원회의 풍물굿이 끝나면 이청산 부산민예총 이사장(시인)이 소녀상 헌시 <멈춘 미래>를 낭독한다. 이어 춤꾼들이 차례로 공연한다. 김경미씨가 살풀이춤 ‘푸너리’, 방영미씨가 현대춤 ‘소녀의 꿈’, 남도욱씨가 현대춤 ‘눈물’을, 길거리 춤꾼들의 모임인 ‘스텝아트컴퍼니’의 천권준씨가 파핀을 춘다.
예술인들이 예술시위에 참가하려면 부산민예총에 신청을 하면 되는데 3월 중순까지 참가자들이 확정됐다. 부산민예총은 예술시위를 장기간 벌이기 위해 장르를 가리지 않고 전국 예술인을 상대로 참가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예술시위는 부산민예총 춤위원회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예술시위 필요성과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기획됐다. 한-일 정부의 위안부 피해자 합의에 반대하는 뜻을 분명히 나타내면서 위안부 피해자들의 피맺힌 한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위로하는 마음으로 춤꾼들이 먼저 예술시위를 벌이자고 뜻을 모았다.
강주미 부산민예총 춤위원회 위원장은 “소녀상 지킴이 춤은 이 땅에 살아있는 예술인의 정신이자 국민의 간절한 몸부림의 응집이다. 소녀상의 안정적 정착을 열망하고 예술의 민주정신 보장을 요구하는 춤 공연들을 이어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앞서 부산 동구는 지난해 12월 28일 시민단체가 1년 동안 모은 시민성금 8500만원을 들여 일본영사관 앞에 세운 소녀상을 강제 철거했다가 비난 여론이 들끓자 같은달 30일 설치를 허용하고 부산 소녀상의 보존에 나서기로 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