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오송역-세종청사 요금 인하에
세종시도 세종청사-오송역 요금 내려
충북도 “세종역 신설 명분 차단 효과”
세종시 “시민편익 차원…세종역 필요”
세종시도 세종청사-오송역 요금 내려
충북도 “세종역 신설 명분 차단 효과”
세종시 “시민편익 차원…세종역 필요”
고속철도(KTX) 세종역 신설 논란이 산으로 가고 있다. 세종역 신설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충북도와 세종시는 오송역을 중심으로 정부세종청사를 오가는 택시 요금을 경쟁하듯 내리기로 했다. 충북은 “세종역 신설 명분 차단을 위해”라고 했지만, 세종시는 “시민편익 차원일 뿐 세종역 당위성은 살아있다”고 맞받았다.
세종시는 정부세종청사(어진동)에서 충북 오송역에 이르는 택시요금을 1만6천원으로 내리기로 했다고 31일 밝혔다. 이진승 세종시 교통정책 담당은 “세종청사 어느 곳에서 타든 오송역까지 가는 구간 요금을 단일화하기로 했다. 택시업계와 이미 협의를 했지만 요금 요율 고시 등 절차가 남아 있어 2월 중순 이후 본격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세종시 택시를 타고 세종청사에서 오송역까지 가는 요금이 1만9천원 안팎이어서 20% 안팎의 요금 인하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충북도와 청주시는 지난 25일 오송역에서 세종청사(어진동)까지 가는 택시의 복합 할증요금 35%를 2월20일부터 폐지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청주 택시가 오송역에서 세종청사(국토교통부 기준 17.9㎞)까지 가려면 농어촌 할증으로 불리는 복합할증에다 시계 외 할증(20%)까지 부과돼 2만360원이었지만 앞으론 1만5640원으로 싸진다.
이를 두고 이승훈 청주시장은 “택시 요금 인하로 세종역 신설 명분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서울~오송간 케이티엑스 요금(1만8500원)보다 오송역~세종청사간 택시요금이 비싸 세종역이 필요하다는 이해찬(더불어민주당·세종시) 의원 등의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하지만 세종시의 생각은 다르다. 이진승 세종시 교통정책 담당은 “이 의원의 지적은 택시요금만을 문제삼은 게 아니라 세종시와 오송역이 너무 멀고 세종 등의 교통 수요 등을 위해 역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세종역과 택시 요금은 별개다. 세종시와 주변 대전 유성 등의 인구·교통 수요가 급증했고, 행정 중심도시의 제 기능을 위해 세종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은 충북 쪽의 청주-세종 택시 공동사업 구역 조정 추진에도 선을 그었다. 충북도와 청주시는 인근 지역인 청주와 세종을 공동사업 구역으로 조정해 줄 것을 국토교통부에 신청할 참이다. 하지만 세종시 쪽은 “세종은 택시가 282대이고 청주는 4100여대다. 청주 택시가 세종에서 암암리에 불법 영업을 하는 마당에 경계를 허물면 불법이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경계했다.
이두영 세종시 정상추진 충청권 공동대책위 운영위원장은 “지엽적인 택시 문제를 국책사업인 고속철도역으로 풀려 해서는 안된다. 세종시는 국가균형발전을 선도하는 거점 도시로 자리 잡아야 한다. 이미 비아르티(간선급행버스체계)가 자리 잡았고, 필요에 따라 충청 광역교통망 확충 등으로 문제를 풀어야지 지역이 대립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치권의 지역 이기주의 선동에서 지역이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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