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밝힐 수 없지만, 조만간 양평군에 통보 예정”
양평군 “공문 아직 못 받아 기념관 운영 방향 정한 바 없다”
양평군 “공문 아직 못 받아 기념관 운영 방향 정한 바 없다”
동네 새마을회와 손잡고 몽양 여운형 선생(1866~1947)의 기념관 위탁 운영사업자로 선정돼 논란을 빚은 상명대 서울산학협력단(<한겨레> 1월3일치 14면)이 위탁운영을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학 산학협력단 박준범 특임교수는 1일 <한겨레>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정확한 이유는 밝힐 수 없지만, 경기도 양평군과 맺기로 한 몽양기념관 운영 위탁사업계약을 포기했다. 2~3일 안에 양평군에 이를 통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몽양기념관은 2008년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이 추서된 몽양 선생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선생의 생가인 양평군 신원리에 2011년 11월 문을 열었고, 그동안 몽양여운형선생기념사업회(회장 이부영)가 운영해왔다. 그러나 양평군은 지난해 12월7일 갑자기 새 위탁운영자를 모집했고, 그달 27일 ‘상명대학교 서울산학협력단-양서면 신원1리 새마을회’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이에 기념사업회 쪽은 “(사업회가) 국가보훈처 등 외부평가에서 전국 상위권 점수를 받았는데도 군이 엉뚱한 이유로 위탁운영을 막았다”고 반발했다. 또 기념관 운영 자격요건은 ‘근현대사 관련 비영리 법인 및 연구단체’로 돼 있으나, 응모를 주도한 상명대 박 교수는 고고학을 전공했고, 새마을회는 이를 운영할 능력이 없는데도 양쪽이 컨소시엄을 급조해 사업회의 운영을 막았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여인호 몽양 선생 유족 대표, 나중화 광복회 부회장,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 관장 등 50여명도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양평군이 기념사업회와 약속을 저버리고 사업 성격과 무관한 단체에 몽양기념관 운영을 맡겨 기념관 사업을 파행으로 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양평군 관계자는 “아직 공문을 받지 않아 기념관 운영 방향을 정한 바 없다. 상명대에서 계약 포기 방침이 공식적으로 접수되면 그때 가서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몽양 선생은 일제에 맞서 독립운동을 했고 해방 뒤 좌우합작에 의한 통일정부 수립을 추진하다 극우파의 총탄에 숨져 올해로 서거 70주기를 맞는다.
양평/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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