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공립·사립대들, 2017학년 1학기 등록금도 동결 러시
학생·학부모 부담 경감 내세워, 학생들은 ‘생색내기’ 비판
학생·학부모 부담 경감 내세워, 학생들은 ‘생색내기’ 비판
충청·강원지역 대부분 대학이 새 학기 등록금을 동결·인하하고 있다. 대학은 고심 어린 결정이라고 자평했지만, 학생은 대학이 엄살을 떨며 동결하거나 1만~2만원씩 찔끔 내리고 생색을 낸다며 실질적인 등록금 대책을 요구했다.
국립 충남대는 1일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열어 올 새 학기 등록금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재학생 기준으로 인문대 156만원, 공대 242만원이다. 국립 한밭대와 공립 충남 천안 코리아텍(한국기술교육대)도 올 1학기 등록금을 동결했다.
대전권 사립대인 목원대, 대전대, 우송대도 등록금을 동결했으며, 한남대와 배재대는 0.24%와 0.26%를 각각 인하했다. 전성우 한남대 홍보팀장은 “학생과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려고 등록금을 인하했다”고 말했다.
나사렛대, 순천향대, 선문대, 호서대, 백석대, 상명대 천안캠퍼스 등 충남 사립대학들도 등록금을 동결했다. 국립 공주대, 건양대, 한서대, 중부대 또한 동결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서울대는 0.5% 인하했다.
강원권 대학들도 다르지 않다. 국립 강원대와 춘천교대는 일찌감치 지난달 등록금 동결을 결정했고, 강릉원주대, 가톨릭 관동대, 한라대, 한림성심대, 강릉 영동대도 등록금을 동결했다. 한림대는 지난해 기준 0.2% 인하했다.
충북지역 대학들 역시 등록금 동결 대열에 동참했다. 청주 서원대, 국립 충북대는 6년째 등록금을 올리지 않기로 결정했다. 제천 세명대와 음성 강동대는 등록금 동결 정책을 올해도 이어가기로 했다. 충북도립대는 학기 평균 88만원(인문·사회 82만1천원, 공학·자연·예체능 95만6천원)의 ‘반값 등록금’을 유지한다.
대전권 한 사립대의 팀장은 “교육부 지침에 따라 2012년부터 1백여명씩 정원을 줄여 현재는 총 정원의 4분의 1 정도가 줄어든 상황이다. 지방의 모든 대학이 등록금 수입은 줄고 교사·교수·장학금 수준은 높여야 하는 이중고를 겪다 보니 동결을 결정하기도 힘겹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인하 폭이 작고, 동결해도 학기당 300만~400만 원대에 달하는 등록금이 부담스럽다고 말한다. 대전권 사립대학에 재학 중인 이아무개(22·행정학 4학년)씨는 “집 형편이 넉넉지 않아 생활비와 학비를 충당하려면 대출을 받고 아르바이트를 해야 한다.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준다며 1만~2만원 인하하는 건 생색내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정아무개(20·목원대 2)씨도 “부모님이 가게를 해서 대학 학비를 마련한다. 집에 오빠까지 대학생이 2명인데 등록금 고지서가 나오면 많이 힘들어하신다.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등록금 대책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인걸 오윤주 박수혁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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