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찰 돌던 경찰이 아파트 3층서 뛰어내린 아이들 받아 참변은 면해
맞벌이하는 부모가 직장에 나간 사이 10대 지적장애 쌍둥이 형제가 휴대용 가스레인지로 라면을 끓이려다가 불이 나 화상을 입었다.
2일 낮 12시30분께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한 12층짜리 아파트 3층 전아무개씨 집에서 불이 나 출동한 소방관에 의해 15분 만에 진화됐다. 경찰은 이날 불이 전씨의 쌍둥이 아들 ㄱ(15·지적장애 3급)군 형제가 휴대용 가스레인지로 라면을 끓이려는 과정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ㄱ군 형제가 불을 켜려다 안 켜지자 가스가 새는 것을 모르는 채 다시 점화하려고 스위치를 켜 공기 중에 있던 가스가 폭발하면서 불이 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거실에서 불이 나고 연기가 베란다로 나오는 사이 ㄱ군 형제는 옷에 불이 붙은 채로 베란다에서 ‘살려달라’고 소리를 쳤다. 불이 나자 때마침 주변을 순찰 중이던 안양동안경찰서 형사기동대 이아무개 형사 등 2명이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왔다.
이 형사 등은 뒤이어 출동한 소방관들과 함께 3층 아파트 베란다에 나와 있는 ㄱ군 형제에게 1명씩 뛰어내리도록 하고 1층 화단에서 이들 형제를 직접 팔로 차례로 받아서 무사히 구조했다. 이 불로 ㄱ군은 목과 어깨 등에 1도 화상을, 동생은 등 부위 등에 2도 화상을 입었다. 이들 형제를 구조하는 과정에서 이 형사는 이마와 손에 찰과상과 타박상을 입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피해 규모와 화재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