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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제주 강정 앞바다 연산호 훼손 ‘기지 공사 영향’ 인정

등록 2017-02-03 16:03수정 2017-02-03 16:19

“50% 이상 지표생물군서 상대적 감소”…일부 산호충류 아예 없어
강정마을회·반대대책위 등 “전면적 조사·중장기 보전계획 세워야”
강정등대 남쪽 100m, 수심 15m에서 2008년 촬영 당시 수지맨드라미류(왼쪽), 긴가지해송(가운데), 분홍바다맨드라미(오른쪽), 큰수지맨드라미(위쪽)가 관찰됐다.
강정등대 남쪽 100m, 수심 15m에서 2008년 촬영 당시 수지맨드라미류(왼쪽), 긴가지해송(가운데), 분홍바다맨드라미(오른쪽), 큰수지맨드라미(위쪽)가 관찰됐다.

2015년 조사에서는 긴가지해송과 분홍바다맨드라미 일부만 확인됐으며, 가지수와 개체수가 줄어든 모습이었다.
2015년 조사에서는 긴가지해송과 분홍바다맨드라미 일부만 확인됐으며, 가지수와 개체수가 줄어든 모습이었다.
제주 서귀포시 강정 앞바다의 천연기념물인 연산호 군락지가 제주해군기지 공사 영향으로 훼손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군은 연산호 군락지 훼손이 태풍 등의 영향이라고 주장해오다가 이를 인정하고 지난해 말 슬그머니 훼손지 복원사업을 추진했다.

강정마을회와 제주해군기지 전국대책회의, 제주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 등으로 구성된 ‘연산호 조사 TFT’가 3일 공개한 해군본부의 용역보고서를 보면, “해군기지와 가장 인접한 강정등대는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환경영향을 받은 지역으로 나타났다”며 “50% 이상의 지표생물군에서 상대적인 감소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군본부 보고서는 ‘제주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주변 천연보호구역 연산호 생태 사후조사’라는 이름으로 성균관대 조사팀이 2014년 11월부터 2015년 10월까지 조사한 내용을 해군에 제출한 것이다. 이 조사는 문화재청이 2014년 6월 해군 쪽에 요구해 진행한 용역사업이다.

조사 결과, 강정등대 해역의 산호충류 출현종은 2009년 16종에서 2015년 10종으로 출현 종 수가 감소했다. 산호충류 중 분홍바다맨드라미는 2009년 2월과 7월에 각각 17.4%, 9%의 피도(식물종이 지표면을 차지하는 비율)를 보인 반면 2015년 같은 시기에는 각각 11.71%, 0%로 크게 감소했다. 검붉은수지맨드라미의 평균 피도는 2009년 2월과 7월에 각각 5.6%와 0.33%로 나타났으나, 2015년 같은 달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밖에 둥근컵산호, 해송류, 자색수지맨드라미 등도 2009년에는 나타났지만 2015년엔 아예 출현하지 않았다.

밤수지맨드라미, 검붉은수지맨드라미, 자색수지맨드라미, 해송류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다.

해군은 지난 2012년과 2014년 연산호의 종다양성과 피복도 감소는 태풍 등의 영향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강정등대 수중동굴은 제주 특산어종인 자바리의 서식지로 알려진 곳으로 2008년 촬영 당시에는 동굴 입구 안쪽과 바깥쪽에 큰수지맨드라미와 분홍바다맨드라미가 잘 발달한 상태였다.
강정등대 수중동굴은 제주 특산어종인 자바리의 서식지로 알려진 곳으로 2008년 촬영 당시에는 동굴 입구 안쪽과 바깥쪽에 큰수지맨드라미와 분홍바다맨드라미가 잘 발달한 상태였다.

2015년 강정등대 수중동굴 조사에서는 연산호 개체가 눈에 띄게 줄었고, 먹이활동도 원활하지 못한 상태였다.
2015년 강정등대 수중동굴 조사에서는 연산호 개체가 눈에 띄게 줄었고, 먹이활동도 원활하지 못한 상태였다.
연산호 TFT는 “해군은 연산호 훼손이 심각해지자 지난해부터 복원사업을 추진해 테트라포드 12기를 강정등대 해상에 몰래 투입하고 인공복원을 시도하고 있으나 이런 복원사업이 검증된 바 없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문화재청은 강정등대 등에 대한 독자적이고 전면적인 조사와 함께 해군 복원사업의 타당성을 검증하고, 중장기 보전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해군은 3일 입장자료를 통해 “연산호 군락지에 대한 검증조사 용역 결과 강정등대 인근 연산호가 공사로 인해 일부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판단한다”며 공사에 의한 훼손을 인정하고 “문화재청의 요청에 따라 빠른 복원을 위해 지난해 12월 테트라포드 12기를 설치했다. 앞으로 3년 동안 연산호 착상상태를 지속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사진 연산호 조사 TF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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