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교란종으로 골칫거리인 뉴트리아(사진)의 담즙에서 웅담 성분이 검출됐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언론에 보도되면서 뉴트리아의 약용 가능성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환경부는 아직 독성실험과 임상실험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 뉴트리아를 잡아먹거나 길러서는 절대 안 된다고 당부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3일 보도자료를 내어 “현재는 단순히 뉴트리아 담즙에 웅담 유효성분인 우르데옥시콜산(UDCA)이 함유돼 있다는 것이 밝혀진 단계로, 독성실험과 임상실험이 이뤄지지 않았다. 뉴트리아 담즙을 섭취하면 기생충이나 바이러스 감염 등 건강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또 “환경부장관의 사전허가를 받지 않고 뉴트리아를 사육·보관·유통·양도양수하면 2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따라서 뉴트리아를 사육·섭취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동물보호단체인 카라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뉴트리아의 외모를 사람들이 선호하지 않거나 그들이 생태계 교란종이라고 해서 곰, 코뿔소, 밍크에게 해서는 안 되는 학대와 착취 행위가 뉴트리아에게는 정당한 것이 될 수는 없다. 동물이 인간을 위해 쓸개가 뽑히고, 기름을 짜내지고, 잡혀먹혀야 할 객체로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엄중히 알리며 우리 사회에도 생명 존중의 정신이 싹트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뉴트리아는 남아메리카가 원산지로, 국내엔 1987년 육용·모피용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수요 부족으로 생산농가들이 사육을 포기하면서 자연에 유출됐다. 이후 뉴트리아는 낙동강 수계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 하천과 습지의 수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2009년 6월 생태계 교란생물로 지정됐고, 낙동강유역환경청은 2014년부터 1마리당 2만원에 사들이는 뉴트리아 광역수매제를 실시하고 있다.
최근 여러 언론매체는 “경상대 수의대 연성찬 교수팀은 뉴트리아의 담즙을 분석해 곰보다 많은 웅담 성분을 발견했고, 뉴트리아 지방조직에서 기능성 화장품 원료로 쓰일 수 있는 팔미틴산 등 지방산이 검출했다”고 보도했다.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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