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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섬여인들이 쓰는 “조금 보러 간다”가 뭔지 아세요?

등록 2017-02-06 16:17수정 2017-02-06 20:05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 8일 국제학술대회
한·일 다도해 섬사람들 생활·민속 주제로 토론
서남해안 어민들은 평균 4~5m인 조석간만의 차이를 생활의 중심으로 삼았다. 도서문화연구원 제공
서남해안 어민들은 평균 4~5m인 조석간만의 차이를 생활의 중심으로 삼았다. 도서문화연구원 제공
“‘조금 보러 간다’가 뭔 말인지 아시는가요?”

일제 강점기에 한국에서 어선어업이 가장 발달한 항구는 전남 목포였다. 목포의 어선어업을 주도하는 이들은 진도 조도군도 출신들이 많았다. 이 때문에 조도 부인들은 물고기가 많이 잡히는 사리(큰물·음력 1~3·16~18일) 때엔 남편을 만나기 어려웠다. 남편을 보려면 물살이 약해지는 조금(무수·음력 7~11·22~26일)을 기다려야 했다. “조금 보러 간다”는 항구로 돌아오는 남편을 만나러 간다는 속어였다. 목포 선창 일대에는 실제로 생일이 비슷한 이들이 많았고, 이들이 자라 서로 ‘너도 조금 새끼냐’라며 배꼽을 잡는 풍경도 이어졌다.

이렇게 바다에 적응해 살아가는 섬사람들의 독특한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국제학술대회가 8일 목포대 목포캠퍼스 대회의실에서 열린다.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은 이날 ‘한·일 다도해 섬사람들의 생활과 민속’이란 주제로 토론을 펼친다. 한국 쪽에선 고광민 연구원 연구위원이 ‘흑산군도 홍어와 조도군도 뜸부기-호남지역 식문화의 생태적 접근’이란 발제로 논의를 이끈다. 송기태 연구원 인문한국연구(HK) 교수는 ‘물때(조석 현상)에 적응해 온 서남해 사람들의 삶과 어로 활동’을 소개한다. 그는 어민들이 세물 때 ‘물이 살아난다’며 정기적인 뱃고사를 지냈고, 열한물이 넘어서면 ‘물이 죽는다’고 했을 만큼 조수간만을 생활의 중심으로 삼았다고 소개한다.

일본 쪽에선 섬 민속의 상징인 걸립(동네 경비를 마련하려고 패를 짜 돌아다니며 풍악을 쳐서 돈이나 곡식을 얻는 일)의 양태와 전승을 비교한다. 일본의 걸립은 현재도 섬을 돌며 ‘축원벽사’를 하는 전문적 연희패로 활동 중이나, 한국의 걸립은 일제 강점기에 고유문화를 낮게 보는 풍조가 퍼지면서 차츰 사라져 버렸다는 분석은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가미노 치에 도쿄예술대 박사는 ‘세토내해 쇼도시마(小豆島)의 이세다이카구라(伊勢大神) 걸립과 전라도의 농악걸립굿’, 가와세 이츠시 역사민족학박물관 교수는 ‘에티오피아 라리베롯치와 일본 하루코마의 걸립예능’을 들여다봤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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