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사진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말 안 듣는다” 9살 의붓딸 밥주걱으로 때려
영하 10도 밑도는데 밤늦도록 찾지도 않아
학교 경비원 보호받던 남매 보호시설로 인계
영하 10도 밑도는데 밤늦도록 찾지도 않아
학교 경비원 보호받던 남매 보호시설로 인계
9살짜리 의붓딸의 뺨을 밥주걱으로 때리고 엄동설한에 초등학생 남매를 집 밖으로 내쫓은 계모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 남매는 자신들이 다니는 학교 경비원의 보호를 받고 있다 안전하게 구조됐으나, 부모의 상습 학대 흔적이 있어 보호시설로 인계됐다.
경기도 용인동부경찰서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ㅈ아무개(41)씨와 아내(47)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ㅈ씨의 아내는 지난달 24일 오후 6시께 용인시 자신의 아파트에서 플라스틱 소재의 밥주걱으로 딸(9)의 뺨을 때리고, 10살짜리 아들을 집 밖으로 내쫓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남편이 귀가한 오후 10시가 넘도록 쫓겨난 남매를 찾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으며, 밤늦게까지 남매를 찾지 못하자 이튿날 오전 1시50분께 경찰에 신고했다. 부부는 신고 당시 “아이들을 혼냈는데 집을 나갔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색에 나선 경찰은 남매가 집에서 쫓겨난 지 14시간 30분 만인 지난달 25일 오전 8시30분께 아이들을 찾았다. 이들 남매는 자신들이 다니는 학교 당직실에서 경비원의 보호를 받고 있다가 구조됐다. 사건 당일 이 지역 기온은 영하 10도를 밑돌아 한파주의보까지 내려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2년여 전 재혼한 부부 사이에서 생활하고 있는 이들 남매는, 남편 ㅈ씨의 전처가 낳은 것으로 전해졌다. 계모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들이)약속을 지키지 않아서 그랬다”고 혐의를 인정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이들 남매의 볼과 엉덩이에서 각각 폭행 흔적을 발견했고, 일부 폭행 사실도 자백받아 이 부부를 상대로 학대 상습성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한편 경찰은 남매를 우선 아동보호시설에 인계한 상태다.
용인/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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