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새주주 울산 조현숙씨
동갑 ‘예비신랑’에게도 ‘주식’ 선물
스무살부터 18년째 병원 상담일
‘주40시간’ 노동법 사각지대 많아
“노동법 관련 ‘기사’ 계속 써주길” 조씨는 20대 초반 ‘한겨레’를 처음 알고,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 뉴스를 접해왔지만 신문을 정기구독하게 된 것은 1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한겨레’ 하면 젊은 신문, 깨어 있는 사람들이 만드는 신문이라는 이미지가 떠올라요. 하지만 신문을 직접 찾아서 보기가 그리 쉽지는 않아요”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20살부터 병원에서 일해왔는데, 병원같은 대중시설에서 ‘한겨레’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어요. 조·중·동 등 다른 신문들이 한 부 값으로 두세 가지를 함께 배달해주기 때문에 병원에선 당연히 내용 같은 건 상관없이 그런 신문을 구독하는 거죠. 사회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이제 내 나이도 사회에 책임을 져야 할 때라고 느끼면서 ‘한겨레’를 찾아 읽게 됐고, 최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시끄러운 시국에 뭐라도 해야겠다는 데 생각이 미치면서 주주로도 참여하게 된 겁니다.” 그는 ‘한겨레’를 보면서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지식이나 정보를 많이 얻고, 사회를 보는 시각도 한쪽에 고정되지 않고 다양하고 열린 시선으로 볼 수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특히 “광고나 경영 때문에 자본이나 권력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한겨레’의 정신과 고집을 높이 사고, 그 뜻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한겨레’가 참 괜찮은 신문이고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하게 해주는데, 가장 아쉬운 점은 한 번씩 (내용이) 어렵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고 털어놨다. “이럴 때면 신문을 받아놓고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고 했다. 그가 병원에서 주로 하는 일은 원장을 도와 직원들을 관리하고 환자와 상담을 통해 적절한 시술이나 치료방법을 찾아 안내해주는 것이다. 그는 “얼굴의 점 때문에 고민인 분이 병원을 찾아오죠. 그럼 이 분이 단순히 점 하나 때문에 스스로 안 예쁘다고 생각하는 건지, 아니면 다른 문제가 있는 것인지 상담을 해서 정확히 파악하는 게 먼저죠. 그러고 나서 점을 빼야 할지 말아야 할지 선택하도록 해주는 거죠”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상담을 하다 보면 엄마나 조카 같은 환자들에게 적은 비용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는 시술 방법을 권해주고 싶은데 이따금 병원 경영문제에 부닥쳐 고민일 때가 많다”고 털어놨다. 그는 “의료분야에서 일하다 보니 느끼는 건데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부분이 많아요. 우리나라는 의사 면허증만 있으면 특정 전문의가 아니어도 다 진료를 하는데, 병원 입구에 해당 의료진이 어느 분야 전문의인지 기본정보와 경력을 내걸도록 해 환자들에게 알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 의료인들 대부분 주 40시간 노동시간을 보장받지 못한다. 당연히 누려야 할 기본권리조차 묵살돼도 제대로 얘기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대개 병원 쪽에선 ‘그런 거 다 지켜가며 어떻게 병원을 운영하냐’고 하는데 현장에선 불만을 속으로만 삼키는 실정”이라는 그는 “최근 한 대통령선거 출마 예정자가 ‘당선되면 학생들한테 노동법을 공부시키겠다’고 했는데, 노동법 사각지대에 있는 우리 같은 직업인들이 궁금해하는 노동법 관련 정보와 기사를 ‘한겨레’가 지속적으로 보도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울산/글·사진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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