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충노(가운데 노란 옷) 충북도 농정국장이 13일 충북도청에서 구제역 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보은에서 묶어라!”
1주일 사이 구제역 4건이 잇따라 발생한 데 이어, 13일 농장 2곳에서 구제역 의심축이 발생한 충북이 군사 작전을 방불케 하는 구제역 차단에 나섰다.
충북도는 보은군 마로면 송현리 한우 농가(105마리 사육), 탄부면 구암리 한우 농가(19마리 사육) 등 2곳에서 기르는 소가 침을 흘리는 등 구제역 의심축이 추가 발견됐다고 13일 밝혔다. 두 농장은 최초 발생 농가(마로면 관기리)에서 각각 770m, 1.8㎞ 떨어져 있다. 확진되면 보은에서만 6번째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보은 마로·탄부면을 구제역 발생의 마지막 방어선으로 여기고 그 어느 지역에도 확산하지 않게 총력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5일 발생한 구제역은 9일 1.3㎞ 떨어진 탄부면 구암리 한우 농장으로 번졌다. 이어 11일 마로면 송현리 한우 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위험 지역이 반경 460m 안으로 좁혀졌지만, 12일 발생한 구제역은 탄부면 상장리까지 번졌다. 이곳은 최초 발생 농가에서 2.4㎞ 떨어진 곳으로 1차 구제역 차단 방역대인 3㎞ 밖 확산을 위협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공기를 타고 이동할 수 있는 구제역 바이러스는 1차 저지선으로 여겨지는 3㎞ 방역대를 넘어서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충북도는 최초 발생 농가 기준 3㎞ 안 방역대를 13일 보은 전역으로 확대하는 등 배수의 진을 쳤다. 19일까지 보은군 전체의 살아 있는 소는 농장·도축장 등으로 이동하지 못한다. 충북도는 가축 시장 8곳을 폐쇄했으며, 소·돼지 등 우제류의 농장 간 이동과 도 밖 반출을 막기로 했다.
충북도·농림축산검역본부·민간 전문가 등으로 특별 방역팀을 꾸려 보은군에 파견해 거점 소독소와 통제 초소 운영, 예찰, 소독에 나서기로 했다. 또 광역 방제기, 군 제독차 등을 모두 동원해 보은군 농장 등을 집중적으로 소독하기로 했다.
박재명 충북도 동물보호팀장은 “지난 6~8일 백신을 집중적으로 접종했기 때문에 이번 주가 구제역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보은을 집중 소독·관리하기로 했다. 구제역 바이러스를 적어도 탄부·마로 등 보은 안에 진공 상태처럼 차단하려는 조처”라고 밝혔다.
방역대를 보은 전역으로 확대하는 등 탄부·마로 방역대 사수에 사활을 건 것은 이곳이 보은지역 돼지·소 사육의 4분의 1 정도가 밀집해 있는 데다, 군·도 경계여서 저지선이 무너지면 자칫 다른 지역으로 확산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윤충노 충북도 농정국장은 “탄부·마로 저지선이 무너지면 자칫 경북 상주, 옥천, 영동 등으로 구제역이 번질 우려가 있어 차단 방역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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