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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선거판 퇴장…‘반기문 사업’ 벌여온 고향 음성·충주 ‘혼란’

등록 2017-02-15 16:53수정 2017-02-15 22:08

10년동안 반기문 이름 딴 각종 사업 추진해와
출마 뜻 밝히자 선거법 위반 논란에 폐지 수순
불출마 선언 뒤에 교체하거나 존폐 여부 번복
지난 11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태어난 음성군 원남면 생가를 찾은 시민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오윤주 기자
지난 11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태어난 음성군 원남면 생가를 찾은 시민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오윤주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대통령 선거판에서 퇴장하면서 그의 고향 충북 음성, 충주 등은 많은 것을 잃었다.

두 곳은 반 전 총장이 지난달 귀국과 함께 대선 주자 행보를 보이면서 그의 이름, 사진 등을 앞세워 10년동안 이어온 각종 사업을 폐지하거나 교체하기로 했다. 사전 선거운동 등 선거법 위반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1일 반 전 총장이 전격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음성과 충주는 시쳇말로 ‘멘붕’이다. 폐지·교체하기로 한 사업을 다시 살릴지, 없앨지 혼란을 겪고 있다.

음성군은 반 전 총장 출마와 함께 폐지하기로 했던 반기문 마라톤대회를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15일 밝혔다. 군은 그동안 10차례 대회가 열렸지만 반 전 총장의 이름을 내세워 선거법 위반 논란이 일자 폐지 수순을 밟았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이 대선 출마 뜻을 접으면서 폐지 방침을 번복했다. 반기문 백일장도 다시 살리기로 했다.

음성군은 2007년 반 전 총장이 유엔 사무총장이 된 뒤 그의 이름, 사진 등을 군의 상징으로 써 왔다. 15억원을 들여 반 전 총장이 태어난 생가를 복원하고, 20억원을 들여 생가 옆에 유엔 평화랜드를 조성했다. 2㎞ 떨어진 곳에 유엔 반기문 기념 광장을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이 출마할 듯 말듯 ‘반반행보’를 보이자 지난해부터 그의 이름이 들어간 세움 간판, 명함, 농특산물 포장, 생가 등에 설치된 동상 등을 모두 없애거나 교체했다. 125억원을 들인 유엔평화관 등 글로벌 교육랜드 사업도 일시 중단했다.

음성군 관계자는 “애초 음성은 눈에 띄는 관광 상품 등이 없어 반 전 총장의 이름 등을 앞세워 지역을 홍보했다. 유엔 사무총장 임기가 다한 데다, 대선에 나설 것에 대비해 각종 사업을 정비했는데 출마하지 않기로 해 좀 혼란스럽다. 다시 논의를 거쳐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은 재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충주도 마찬가지다. 충주는 반 전 총장의 학창 시절 추억이 담긴 본가 ‘반선재’를 복원하는 등 각종 사업을 추진해왔다. 충주도 반 전 총장의 대선 출마 움직임에 따라 각종 사업명을 바꾸는 등 정비에 나섰지만, 불출마 선언 뒤 ‘번복 작업’으로 분주하다. 이광식 충주시 교육청소년팀장은 “반 전 총장이 다시 정치 활동을 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애초 정리하기로 했던 ‘반기문 꿈바람 해외연수’, ‘반기문 비전스쿨’, ‘반기문 해외봉사’ 등 반기문 관련 사업을 그대로 추진하는 것을 다시 검토하고 있다. 22일께 공식 입장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기헌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대표(충청대 교수)는 “한 개인을 자치단체 홍보나 선양사업에 활용하는 것은 후세의 평가가 이뤄진 뒤여야 한다. 반 전 총장은 유엔 안에서도 공과가 갈리는 인물이다. 이번 기회에 사업 성격 등을 꼼꼼하게 따져본 뒤 정리할 것은 과감하게 정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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