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고는 연구학교 신청하려다 교사·학부모 반발로 아직 신청 못해
경북교육청은 지침 어기면서까지 ‘교원 동의율 80% 이상’ 연구학교 신청 조건 없애
경북교육청은 지침 어기면서까지 ‘교원 동의율 80% 이상’ 연구학교 신청 조건 없애
경북 문명고와 경북항공고가 박근혜 정부의 국정 역사교과서를 주교재로 쓰는 연구학교 신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각 학교의 설명을 종합하면, 경산의 문명고(사립)는 이날 경북도교육청에 연구학교 신청을 했다. 문명고는 전날 오후 5시께 학교운영위원회를 열어 이렇게 결정했다. 이 학교 교사들이 끝까지 반대했지만 교장이 학부모를 설득해 5:4로 안건을 통과시켰다. 영주의 경북항공고(사립 특성화고)는 같은 날 학교운영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연구학교 신청을 냈다. 연구학교 신청 마감은 15일까지다.
자율형 사립고인 김천의 김천고도 연구학교 신청을 할 계획이지만 15일 오후 4시30분 현재까지 신청을 하지 못하고 있다. 김천고는 이날 오후 1시께 교사들이 연구학교 신청에 반발해 교장에게 반대의견서를 제출했다. 학부모 수십명은 이날 오전 10시께 학교에 나와 교장에게 연구학교 신청을 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 김천고도 연구학교 신청을 추진하면서도 학교운영위원회를 열지 않았다.
경북도교육청은 “지금까지 어느 학교가 연구학교 신청을 했는지는 밝힐 수 없다”라고 말했다. 대구에서는 아직까지 연구학교 신청을 한 학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구에서도 몇몇 학교가 연구학교 신청을 검토했지만 내부 반발이 심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에서 몇몇 학교가 연구학교 신청을 한 것은 이영우 도교육감의 의지가 강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경북도교육청은 지난 8일 각 학교에 연구학교 지정·공모의 제한이 없다는 내용의 ‘2017학년도 연구학교 추가 연구과제(역사교육) 공모 변경사항 안내’ 공문을 보냈다. 이는 ‘교원 동의율 80% 미만인 학교는 공모에서 제외한다’는 경북도교육청의 연구학교 운영지침에 배치되는 것이다.
이용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경북지부 대변인은 “국정 역사교과서는 박근혜 정부가 역사 해석을 독점하겠다고 만든 것이다. 이영우 교육감의 비호 아래 사립학교 재단이 학사에 개입해서 추진한 연구학교는 무효이며 정당성이 없다. 교사와 학부모들이 반대하는 연구학교 추진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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