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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뇌물수수·직권남용 등 혐의 전남 보성군수 법정으로…

등록 2017-02-20 17:18수정 2017-02-20 19:46

광주지검 순천지청, 20일 이용부 군수·임명규 전남도의장 불구속 기소
이 군수 자녀 취업 청탁, 집터 헐값 매입 논란 등 의혹 줄줄이
임 의장은 레미콘 업체 인가받는 등 반대급부 받은 혐의
지난 2015년 4월 전남 보성군 벌교읍 ㅂ요양병원에 ‘금수저’ 한 명이 직원으로 들어갔다. 공모 절차 없이 면접만으로 뽑은 업무직 특채였다. 채용되자마자 곧바로 병원의 요직인 총무부장 직책을 받았다. 급여는 다른 직원의 두 배 수준인 월 400만원으로 책정됐다. 이 입사자는 다름 아닌 현직 보성군수의 딸(38)이었다. 당시 병원의 대표는 한 달 전에 대표로 취임한 전남도의원이었다. 그는 지역에서 건설·의료 등 여러 분야의 사업체를 거느리고 있었다.

군수의 딸은 20개월 동안 근무했다. 지난해 12월 검찰이 군수와 의원 사이 유착 관계를 수사하면서 주변이 어수선해지자 병원을 떠났다. 병원 쪽은 “입사 서너 달이 지난 뒤에야 군수 딸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고 억울해했다.

자녀 취업 청탁과 집터 헐값 매입 논란 등 각종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이용부(64) 보성군수가 법정에 서게 됐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20일 이 군수를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등 혐의로, 임명규(59) 전남도의회 의장을 뇌물공여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 군수는 2014년 8월 임 의장이 소유한 보성군 벌교읍 장양리 골안마을의 집터 1031㎡(감정값 4800만원)를 헐값인 2000만원에 사들여 2800여만원의 이득을 봤다. 이어 2014년 9월~2015년 8월 이 터에 151㎡ 규모의 주택을 신축하면서 애초 설계보다 추가된 공사비 9260만원을 건설업자 박아무개(61·구속중)씨한테 주지 않았다. 또 2015년 4월 임 의장이 운영하는 요양병원에 높은 급여를 받는 조건으로 딸을 취업시켰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이 군수는 또 2014년 9월과 2015년 10월 군 행사인 빛축제의 용역을 건설업자 박씨의 사촌 처남에게 주라고 지시한 혐의(직권남용)도 사고 있다. 2014년 11월 군청 공무원 김아무개(58·구속중)씨로부터 현금 2억원을 받은 대가로 사무관에서 서기관으로 승진시킨 뒤 기획실장 등 중책을 맡긴 혐의(뇌물수수)도 있다.

검찰은 이 군수가 임 의장한테 편의를 받은 대가로 레미콘 업체의 설립을 인가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임 의장이 설립하려던 레미콘 업체는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영기 순천지청 차장검사는 “토착 비리의 전형적인 사례다. 무소불위의 권한을 가진 군수에게 뇌물을 주고 반대급부로 공사나 승진을 챙기는 비리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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