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두고 들썩이는 부산 정가

정경진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 등 5명 민주당 대선 부산 공동선대위원장
오거돈 동명대 총장은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와 독대
오 총장이 민주당 입당하면 부산시 행정부시장 출신 2명이 야당행

정경진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이 부산시 행정부시장 등 전직 고위관료들을 대선 캠프에 영입해 부산 정가가 들썩이고 있다. 새누리당 텃밭으로 불리던 부산에서 덕망이 있고 무게감이 있는 행정·경찰 전문가들이 야당에 합류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6일 “19대 대통령선거 부산 공동선거대책위원장 5명을 새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가장 눈길을 끄는 이는 정경진(58)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이다. 26회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한 그는 부산시 역대 행정부시장 가운데 가장 오랫동안 행정부시장을 역임했다. 2014년 8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2년 5개월이다.

1959년 4월생인 그는 정년이 1년 6개월이나 남았지만 후배들의 길을 열어주기 위해 스스로 물러났다. 공무원노조가 설문조사로 뽑는 '존경받는 간부공무원'에 2010년부터 3년 연속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직원들의 신망이 두터웠다.

참여정부 때인 2004년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을 지낸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산상고(현 개성고) 후배다. 그는 6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2030등록엑스포 부산 유치와 김해공항이 24시간 운영되는 국제공항이 되도록 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오거돈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

정 전 행정부시장의 행정고시 선배인 오거돈(69)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의 행보도 예사롭지 않다. 현재 동명대 총장인 그는 5일 낮 12시30분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를 해운대구의 한 식당에서 만났다. 오 전 행정부시장의 측근은 “문 전 대표가 오 총장한테 ‘부산 선거를 이끌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오 전 행정부시장은 ‘총장 임기가 남았다.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문 전 대표 쪽은 “두 사람이 독대했다. 문 전 대표가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제안했는지를 확인 중에 있다”고 말했다.

오 전 행정부시장은 부산시장에 세 차례 도전했으나 떨어졌다. 2004년 보궐선거와 2006년 지방선거에 열린우리당 후보로 나섰으나 연거푸 낙선했다. 2014년에는 무소속 후보로 출마해 서병수 새누리당 후보와 맞대결을 벌였으나 1.3%포인트 차로 고배를 마셨다.

오 전 행정부시장이 총장직을 던지고 민주당에 입당하면 부산시 행정부시장 출신 2명이 민주당에 합류하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지역정가에선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결정하면 오 전 행정부시장이 민주당에 전격 입당할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부산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을 이상식 전 부산지방경찰청장·박권수 부산개인택시조합 이사장·강대우 전국사립대학교수협의회장(동아대)과 부산 선대위 자문위원장을 맡을 김수일 대구외국어대 총장 등도 눈길을 끈다.

김광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