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27개 시민단체, 대책위 꾸려
“고객센터 해지방어부서 있었는데
회사에서 울다 집에 오는 날 많아
3년전에도 노동자가 숨진 센터”
해당 통신사 “업무 연관성 못찾아”
“고객센터 해지방어부서 있었는데
회사에서 울다 집에 오는 날 많아
3년전에도 노동자가 숨진 센터”
해당 통신사 “업무 연관성 못찾아”
전북지역 시민사회단체가 한 이동통신업체 고객센터에서 현장실습을 나갔던 여고생의 사망사건과 관련해 공동대책위를 꾸리고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전북본부 등 전북지역 27개 시민·사회단체는 7일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이동통신업체의 진심 어린 사과 △전북교육청의 진상 파악과 개선대책 마련 △해당 업체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 실시와 위법사항 처벌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 1월 숨진 ㅎ양은 국내 한 이동통신업체 고객센터 해지방어부서에서 현장실습을 했는데 이곳은 인격적으로 가장 모독을 많이 당하는 이른바 ‘욕받이’ 부서다. ㅎ양은 회사에서 울다 집에 돌아오는 날도 많았고, 친구들에게 울면서 전화하는 일도 자주 있었다고 한다. 이 센터에서는 2014년에도 ‘회사를 고발한다’는 유서를 남기고 숨진 노동자가 일했고, 이 부서는 고객 폭언과 실적 압박 등이 많다”고 밝혔다.
이들은 “주목할 점은 이렇게 힘들고 위험한 업무에 특성화고 현장실습생들이 대거 투입됐다는 것이다. 해지방어부서에는 지난해 수십명의 학생들이 배치됐고, 6개월도 지나지 않은 지금은 단 2명만 남아있다. 남은 이들에 대한 상담결과를 보면 한결같이 감정노동에 대한 스트레스, 전공과 일치하지 않는 업무 탓에 진로의 불안정함을 호소했다”고 덧붙였다.
해당 통신사는 “불미스러운 일이 재발해 사죄드린다. 그러나 업무와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 고인은 열심히 근무해 촉망받는 실습생이었고, 상담실장의 면담결과 위험징후를 보이지도 않았다. 평일 오후 6시를 넘겨 일하게 하거나 정해진 임금보다 적게 주지 않았다. 미진한 부분을 발견하면 개선해 나가겠다”고 해명했다.
지난해 9월8일부터 올해 2월9일까지 한 이동통신사와 근로계약을 맺은 특성화고 3학년 ㅎ양은 지난 1월23일 오후 1시 전북 전주시 우아동 아중호수 팔각정 옆 난간 아래 수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전주덕진경찰서 관계자는 “유족이 부검을 원하지 않았고, 유서가 발견되지 않았다. 학교 친구들과 주변 폐회로텔레비전(CCTV) 등을 조사했으나 타살 흔적이 없고 업무와 직접 연관을 확인하지 못했다. 아직 사건을 종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는 17일 해당 통신사 앞에서 추모문화제가 열릴 예정이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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