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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모습 123년 전과 너무 닮아…백성 이기는 나라 없다”

등록 2017-03-08 17:00수정 2017-03-08 21:49

충북 옥천 동학농민운동 재조명한
<동학농민혁명사> 펴낸 향토사학자 류제구
1995년 공직서 퇴임 뒤 20여년 동안 자료 수집
사비 400만원 털어 600여권 제작 주변에 배포
옥천지역 동학 농민운동사를 재조명한 <동학농민혁명사>를 낸 류제구씨가 8일 자료집을 보고 있다.
옥천지역 동학 농민운동사를 재조명한 <동학농민혁명사>를 낸 류제구씨가 8일 자료집을 보고 있다.
“탐관오리가 나라 흔들고, 몇몇이 국정 농단하고…. 지금 우리 사회가 123년 전 동학농민운동 그때와 너무 닮았어요. 결국 백성들 마음을 헤아려야 위기 넘어요. 왜 그걸 모를까.”

충북 옥천지역 동학 농민 운동을 재조명한 자료집 <동학농민혁명사>가 나왔다. 자료집은 대를 이어 동학 농민 운동에 헌신한 옥천지역 향토사학자 류제구(82)씨가 냈다. 류씨의 할아버지 류상열씨는 면장을 하며 독립군과 동학군에게 자금을 지원했다가 파면됐으며, 아버지 류창현씨는 충청·전라지역 천도교 선전부장 등을 지내는 등 동학 집안이다. 자신도 1995년 옥천군 농촌지도소에서 정년 퇴임한 뒤 20여년을 옥천 동학의 발자취를 좇아 왔다.

“할아버지·아버지 살아 계실 땐 밤마다 사랑방에 동학 손님들이 넘쳐났으니 영향을 받았죠. 하지만 그보다 흙 속에 묻혀있는 옥천 동학의 중요성을 세상에 알리고 싶었어요. 동학군 최후 격전지로 알려진 이웃 보은 동학에 견줘 옥천 동학은 과소평가됐어요.”

그는 옥천 청산면 문바위골에 주목했다. 이곳은 2대 동학 교주 최시형과 지휘부가 훈련 장소이자 교두보로 삼았던 곳이다. 동학군이 봉기한 뒤 일본이 개입하자 최시형 신사는 1894년 9월18일 전국의 동학 접주들에게 사발통문을 보내 옥천에 집결할 것을 지시했다. 이곳이 문바위골이고, 이 소집령이 ‘기포령’이다. 전국에서 모인 수천여명의 동학군이 이곳에서 재봉기를 했고, 그들은 이곳을 ‘새 서울’이라고 불렀다. 당시 옥천은 강원, 경상, 전라 등의 동학군이 모이던 중심이자 요새였다.

“당시 재기포령을 내린 문바위골을 중심으로 동학 관련 유적, 역사적 사실이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이 옥천이에요. 최시형 교주도 옥천에 뿌리를 내렸고, ‘졸업식의 노래’를 지은 작곡가 정순철 선생이 그의 외손자예요.”

옥천지역 동학 농민운동사를 재조명한 <동학농민혁명사>를 낸 류제구씨가 8일 자료집을 보고 있다.
옥천지역 동학 농민운동사를 재조명한 <동학농민혁명사>를 낸 류제구씨가 8일 자료집을 보고 있다.
그의 자료집엔 최시형 선생 영정 등 희귀 사진과 보은 취회, 증약 전투, 문바위골 기포 등 충북 동학 농민 운동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동학농민유족회 발족, 동학농민운동 연구, 동학농민운동 위령 등 동학 뒷얘기도 곁들였다.

“오늘의 위기 극복하는 방법을 동학에서 배웠으면 하는 마음으로 자료집을 냈어요. 백성을 이기는 나라는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어요. 결국 지금 이 나라도 백성에게 져야 조용해져요.”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사진 류제구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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