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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대구 생가터 근처서도 ‘기쁘다 그네 가셨네’

등록 2017-03-10 13:06수정 2017-03-10 18:28

‘박근혜 퇴진 대구시민행동’, 기자회견 열어 탄핵 환영
‘사드 반대’ 성주 주민, 회관에 모여 텔레비전 지켜봐
10일 오전 11시30분 대구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야외무대에서 ‘박근혜 퇴진 대구시민행동’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결정을 환영하고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10일 오전 11시30분 대구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야외무대에서 ‘박근혜 퇴진 대구시민행동’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결정을 환영하고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기쁘다 그네 가셨네’, ‘탄핵은 대청소의 시작’.

헌법재판소가 만장일치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결정한 직후인 10일 오전 11시30분, 대구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야외무대에는 이렇게 적힌 펼침막이 걸렸다. 여기에서 150m 떨어진 곳에는 박 대통령이 태어난 생가터(대구 중구 삼덕동1가 5-2)가 있다. 대구의 89개 단체가 연대한 ‘박근혜 퇴진 대구시민행동’은 이곳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헌재의 탄핵 결정을 환영했다.

서승엽 대구시민행동 공동운영위원장은 기자회견문에서 “이미 국민들은 박근혜가 대통령이 아님을 선언했으며, 오늘 헌법 절차에 따라 국민의 의지가 수용됐다. 네 달이 넘도록 촛불광장을 지킨 국민들의 힘이다. 민주주의의 봄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탄핵은 시작이다. 이제 우리는 낡은 정치를 변화시키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갈 것이다. 박근혜 탄핵은 위대한 주권자인 국민이 스스로 주인임을 선언한 시작이지 결코 끝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서 위원장은 또 “박근혜의 범죄를 옹호하고 거짓을 퍼뜨리며 갈등을 조장했던 이들이 이제 와 화합을 말한다. 그러나 제대로 청산해야 사회를 다시 세울 수 있다”면서 “박근혜를 구속하고, 공범자들을 제대로 처벌해야 한다. 피해자들에 대한 회복을 포함하여 잘못된 정책을 되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시민행동은 지난해 11월5일부터 주말마다 대구 도심에서 ‘박근혜 퇴진 대구 시국대회’를 열어왔다. 대구시민행동은 이날 저녁 7시 이곳에서 박 대통령 탄핵을 환영하는 만민공동회를 하기로 했다. 11일 오후 6시엔 대구 중구 대중교통전용지구(반월당네거리~중앙네거리)에서 ‘18차 대구시국대회’를 열 계획이다. 경북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인 포항의 북포항우체국 앞 중앙상가 실개천거리에서도 오후 5시30분 ‘14차 포항시국대회’가 열린다.

권택흥 대구시민행동 공동운영위원장은 “주말마다 촛불집회를 준비하면서 모두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대구를, 대한민국을 바꿔보자는 대구 시민들의 마음에서 힘을 얻어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더 나은 대구와 대한민국을 만들자며 주말에 쉬지 않고 촛불을 들어주신 시민들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동성로에서 만난 대학생 박재현(24·대구 북구)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 돼서 기분이 좋긴 한데, 이럴 거면 어른들이 처음부터 뽑지 않았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묘하다. 박 대통령은 이제라도 국민 앞에 나와 ‘죄송하다’라고 해야 한다. 정치인들도 앞으로 국민의 말을 조금이라도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반대하고 있는 경북 성주와 김천 주민들도 박 대통령 탄핵에 기뻐했다. 사드가 배치되는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의 주민들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소성리 회관에 모여 텔레비전으로 헌재의 탄핵 심판 과정을 지켜봤다. 주민들은 헌재의 탄핵 결정이 나자 만세를 외치면서 기뻐했다.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성주 주민 860여명이 모인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그룹 채팅방에도 주민들은 탄핵 결정이 나자 이를 알리는 글이 올라왔다.

소성리 주민 임순분(63)씨는 “박 대통령이 탄핵을 당해 약간의 기대감이 생겼다. 하지만 사드 배치 문제는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에 촛불은 꺼지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충환(57)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사드 배치 문제를 포함해 탄핵된 정권에서 추진되던 모든 정책은 중지돼야 한다. 민주당은 이제라도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 책임 있는 대안을 내놔야 한다”고 밝혔다.

성주 주민들은 이날 저녁 7시30분 성주군 성주읍 성주군청 건너편 주차장에서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며 241일째 촛불집회를 연다. 성주 주민들은 박 대통령 탄핵을 축하하는 의미로 함께 찬치국수를 해먹기로 했다. 김천 주민들도 같은 시간 김천시 평화동 김천역 광장에서 202일째 촛불집회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 역사교과서를 전국에서 유일하게 사용하는 경북 경산의 문명고 학부모들도 박 대통령 탄핵 소식에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학부모들은 매주 월요일, 수요일, 토요일 저녁 6시 경산오거리에서 국정 역사교과서 철회를 요구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 문명고 학부모 오아무개(46)씨는 “박 대통령이 탄핵됐기 때문에 국정 역사교과서도 당연히 함께 탄핵돼야 한다. 학교 쪽도 빨리 결단을 내려서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신청을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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