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재정지원제한대학에 거푸 선정된 뒤 학생·교수 등의 정상화 요구를 받아온 청주대가 62개 전공을 49개로 줄이고, 입학 모집단위를 28개로 줄이는 등 학사구조를 크게 개편했다. 입학 정원도 2706명에서 74명(2.7%) 줄이기로 했다.
청주대는 모집단위 광역화, 사회 수요에 부합하는 이공계 증원, 유사학과 통합, 기초 역량 강화 등을 뼈대로 학사구조 개편안을 확정했다고 13일 밝혔다. 먼저 인문대학과 사회과학대학을 통합하는 등 8개 단과대를 6개로 줄였다. 62개 전공 단위로 모집하던 것을 28개 모집단위로 줄이고, 전공도 49개로 줄였다.
손상희 청주대 기획처장은 “대학 특성화 방향에 부합하면서도 공급자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사회 수요에 적합하고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개편했다”고 밝혔다.
특성화·융복합 인재 수요에 맞춰 빅데이터 통계학,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광기술 에너지융합, 정보 인터렉션디자인 전공 등을 개설했다. 군사학과, 치위생학과, 간호학과 등 보건의료·특수 과정 등 인기 전공은 그대로 남겼다. 철학·역사, 정치·경제·사회, 예술·문화 블록 등의 교양대학도 내실화했다. 교양 과목은 부전공·복수전공 기회를 늘리는 등 학생 선택권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뒀다.
2014년 이후 거푸 교육부의 재정지원제한대학(디 등급)에 선정된 터라 이번 학사구조 개편이 ‘부실대학’ 꼬리를 떼고, 대학 정상화로 가는 출발점이 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조승래 청주대 교수회장은 “일부 학부·전공 등에서 시범 운영한 뒤 단계적으로 구조개편을 추진하는 등 점진적 개편이 바람직하다. 또 교육부 평가 쪽에 맞추다 보니 우리 대학 현실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한 인상이다. 적지 않은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조한상 청주대 미래전략부 부장은 “솔직히 교육부 평가를 신경 쓰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평가·점수 등에만 초점을 맞춘 것도 아니다. 학생 선택권을 강화하고, 미래 고등 교육 환경에 부합하려는 뜻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사진 청주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