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담당 경찰관에 100만원 든 봉투 전달
의정부지법, 법 시행 이래 가장 큰 금액 부과
의정부지법, 법 시행 이래 가장 큰 금액 부과
의정부지법 민사26단독 이화용 판사는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관에게 100만원이 든 봉투를 건넨 의사 김아무개(72)씨에게 과태료 300만원을 부과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른바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을 위반해 과태료가 부과된 사례 가운데 가장 큰 금액이다.
김씨는 지난해 9월20일 오전 6시께 경기도 오산시내 한 편의점에서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다 업무 방해 혐의로 입건됐다. 당시 경찰은 김씨가 계속 소란을 피워 조사하지 못하고 일단 집으로 돌려보냈다.
이후 김씨는 지난해 10월15일 오후 경찰 조사를 마친 뒤 담당 경찰관의 책상에 현금 100만원이 든 봉투와 명함을 놓고 돌아갔다. 돈 봉투를 발견한 경찰관은 곧바로 청문과실에 신고한 뒤 돈 봉투를 김씨에게 돌려줬고 경찰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김씨를 추가 조사했다.
김씨는 당시 경찰에서 “사건 당일 피의자 대기실에서 갑작스러운 생리 현상에 경찰관의 도움을 받았는데 미안한 마음이 들어 좋은 뜻으로 한 것인데 또다시 미안하게 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에 경찰은 김씨의 주소지 관할인 의정부지법에 과태료 처분을 의뢰했다.
이 판사는 “김씨는 피의자로서 수사를 받는 중인데도 고도의 공정성과 청렴성을 요구하는 수사 담당 경찰관에게 금품을 제공했고 비교적 큰 돈에 해당해 비난받아 마땅하다. 다만, 돈 봉투 전달 이유에 참작할 만한 사유 등을 고려해 가액의 3배를 과태료로 정했다”고 밝혔다. 의정부/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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