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가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50대 독거남의 사회적 고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업에 착수한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23일 서울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열어 50대 독거남의 고독사를 예방하고 사회 복귀를 지원하는 ‘나비남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나비는 ‘나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뜻이다. 서울시복지재단이 지난해 발표한 ‘고독사 연구 자료’를 보면, 2013년 통계 기준 서울의 고독사는 모두 162건으로 남성이 85%(137건), 나이대로는 50대가 35.8%(58건)로 가장 많았다. 양천구 고독사 7건 가운데서도 남성이 6명, 50대가 35.8%로 최다였다.
양천구는 먼저 멘토단을 꾸려 50대 독신남들이 세상과 만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고·중위험군과 멘토단을 1대 1로 매칭해 친구·이웃·조언가로서 역할을 하도록 지원한다. 멘토단은 사회 명사나 공무원이 아니라 이들의 처지를 이해할 수 있는 은퇴자나 재기에 성공한 남성 등 40명으로 꾸린다.
구는 복지·의료기관, 소방·경찰서 등 32개 기관으로 ‘양천 50대 독거남 지원협의체’를 구성해 통합 사례 관리를 진행한다. 50대 독거남을 위한 복지·문화 전용공간인 ‘50스타트 지원센터’(가칭)도 설립해 상담과 취업 정보 등을 제공한다. 건강검진, 재취업 지원, 우울증·자살 예방 환경 조성 등 지원을 통해 50대 위기 독거남의 사회 복귀를 돕는다.
김 구청장은 “한번 쓰러지면 재기가 어렵고 패자부활전이 막혀 있는 우리 사회에서 50대 중장년을 위한 관심과 정책이 필요하다”며 “중앙정부도 관심을 갖고 지원책 마련에 앞장서달라”고 말했다.
원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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