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3일 방사된 황새들이 충남 예산 황새공원에서 평화롭게 날고 있다. 예산황새공원 제공
새 야생 방사 재개의 길이 열렸다. 야생 방사한 황새가 전신주 감전사 등으로 잇따라 숨지자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은 지난해 10월 야생 방사 중단을 선언했다. 하지만 한국전력공사 등이 황새 감전사의 원인이 된 전신주 전선 등에 절연시설을 하는 등 감전 요인을 없애기로 하면서 황새 야생 방사 재개 전망을 밝게 했다.
류희찬 한국교원대 총장, 황선봉 충남 예산군수, 김맹렬 한국전력공사 예산지사장 등은 31일 예산군청에서 야생 방사 황새 보호 협약을 했다. 이들은 협약에서 △황새 주요 서식지 안 기본 절연시설 설치 △전력 설비 회비 기자재 개발·설치 △전신주 감전과 관련된 황새 행동 특성 연구 등 6가지 활동을 협력하기로 했다.
예산 황새 공원 주변 등 전신주 절연시설 설치와 인공횃대 설치 등이 눈에 띈다. 한전은 예산 황새 공원 주변 황새가 자주 가는 곳의 전신주에 절연시설을 할 참이다. 또 예산군 광시면 시목·장전리 등 6곳에 황새들의 쉼터인 인공횃대를 설치한 데 이어, 옥전·관음리 등 4곳에 인공횃대를 추가할 계획이다.
황선봉 충남 예산군수(가운데) 등이 31일 예산군청에서 야생 방사 황새 보호 협약을 맺었다.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은 1994년 한국황새가 멸종하자, 1996년 러시아·독일 등지에서 황새를 들여와 한국황새 복원을 해 왔으며 인공 번식, 자연 부화 등을 통해 지금까지 160여마리로 불렸다. 2015년엔 예산군, 문화재청 등과 충남 예산군 광시면 대리 주변 13만5669㎡에 황새 공원을 조성하고 야생에 황새를 날려 보내고 있다.
황새생태연구원은 지난 2015년 9월2일 8마리, 지난해 5월31일 2마리, 7월18일 5마리 등 지금까지 황새 15마리를 충남 예산에 방사했다. 지난해 5월 방사한 황새 부부는 새끼 2마리를 부화해 기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8월7일 광시면 가덕리, 10월1일 광시면 대리 등에서 감전사로 2마리가 숨지는 등 사고로 3마리를 잃어 지금은 14마리만 남아 있다. 황새가 사고로 잇따라 숨지자 황새생태연구원은 지난해 10월5일 안전시설 설치 등을 요구하며 황새 야생 방사 중단을 선언했다. 당시 박시룡 전 황새생태연구원장은 “날개가 긴 황새가 전신주에 내려앉을 때 다리·날개가 전선에 닿으면서 감전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황새 방사 재개는 올 하반기부터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황새가 물을 좋아하고, 살아있는 물고기 등을 먹이로 하는 습성에 따라 방사 재개 시기는 논 등에 물과 먹잇감이 풍부한 7~8월께가 유력하다.
윤종민 황새생태연구원 박사는 “절연시설과 인공횃대 등이 제대로 설치되는 등 황새 안전조처가 마련되는 게 먼저다. 절연 공사 진척도 등을 살펴봐야겠지만 7~8월께 다시 야생 방사가 재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사진 한국교원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