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팽목항에 노란 트레일러가 나타난 이유

등록 2017-03-31 17:48수정 2017-03-31 18:32

세월호 생존자 양인석씨, 미수습자 가족 이사 도와 옮겨
”미처 구하지 못한 아이들에게 늘 미안하고 가슴 아프다”
세월호 참사 생존자인 양인석(52)씨가 31일 진도 팽목항에 나타나 미수습자 가족들의 이사를 도왔다.

양씨는 이날 오후 노란색으로 외관을 칠한 대형 트레일러 차량 한 대를 몰고 팽목항 미수습자 가족 숙소에 도착했다. 트레일러에는 노란색 바탕에 세월호 추모 리본이 곳곳에 그려져 있었고, '리멤버(Remember) 0416'이라는 글씨도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그는 2014년 4월16일 세월호에 트레일러를 싣고 제주로 향하던 중이었다. 그날 아침 세월호가 갑자기 기울면서 침몰 위기가 닥치자 그는 어린이, 학생 등 다른 이들을 구조하러 나섰다. 헬기에 손이 닿자마자 이들을 먼저 태워서 내보냈다. 자신의 안위를 돌볼 틈이 없었다. 자신도 헬기에 매달려 구조됐지만 미처 구조의 손길을 내밀지 못한 아이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을 품고 살아왔다. 당시 악몽은 가슴속 깊이 상처로 남아 3년이 흘러도 잊혀지지 않았다.

참사의 고통으로 양씨는 아직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고, 생활고도 겪고 있지만 세월호 피해자들에게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는 의지만은 확고했다. 어렵게 마련한 트레일러에 노란색을 칠하고 추모 문구와 그림을 새긴 이유도 세월호를 잊지 않기 위해서다.

그는 지난 27일 세월호가 인양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듣고 400여㎞를 달려 팽목항에 도착했다. 세월호를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지만, 무엇보다 미수습자 가족들을 돕고 싶었다. 그는 세월호에서 함께 구조된 다른 화물기사와 함께 미수습자 가족들의 숙소를 목포신항으로 옮기는 일을 도맡았다.

그는 “조금이라도 가족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찾아왔다. 아픈 기억이 있는 팽목항에 오니까 다시는 이런 참사가 없어야 한다는 생각이 더 강해진다”고 말했다.진도/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