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의회 의원들과 주민이 옛 동해남부선 해운대역 앞에서 중앙버스전용차로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광수 기자
3일 오후 1시께 부산 해운대구 우동 홈플러스 센텀시티점 앞 해운대로 6~10차로는 버스와 승용차의 양방향 통행이 비교적 원활했다. 중앙선과 이웃한 양방향 1차로 바닥엔 버스 전용이라는 큼지막한 글자가 보였다.
이 도로는 중앙선 바로 옆의 양방향 1차로씩을 24시간 버스만 다니는 중앙버스전용차로(BRT)다. 버스전용차로가 인도 옆의 도로가 아니라 중앙선 바로 옆의 양방향 도로이고 버스정류장이 인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도로 가운데에 있다. 부산시는 지난해 12월 30일 해운대로의 동래구 원동나들목(IC)~해운대구 올림픽교차로 3.7㎞를 중앙버스전용차로로 지정해 개통했다.
부산시는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정착단계에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1월16~20일 원동나들목에서 해운대 방면 버스의 평균 속도를 측정했더니 중앙버스전용차로 시행 전 17.4㎞에서 22.7㎞로 31%(5.5㎞) 빨라졌다는 것이다. 동래 방면 버스의 평균 속도 역시 종전의 시속 17.6㎞에서 20.2㎞로 2.6㎞(14.7%) 빨라졌다. 이 구간 4개 버스 노선(31·107·200·1002번)의 승객 수도 대당 53명(11.7%)이 증가했다.
2020년까지 신설 예정인 부산 중앙버스전용차로(BRT) 노선. ♣H6부산시 제공
자신감을 얻은 부산시는 올해 9월부터 2020년까지 1100억원을 들여 내성교차로~원동나들목 7.4㎞, 올림픽교차로~송정삼거리 7.1㎞, 내성교차로~서면교차로 5.9㎞, 서면교차로~충무동사거리 8.6㎞, 서면교차로~사상 7.4㎞ 등 36.4㎞의 도로를 중앙버스전용차로로 변경해 개통할 계획이다.
하지만 택시기사들과 자가용 운전자들은 불만이다. 도로가 양방향 1개 차로씩 줄어들면서 출·퇴근시간대와 주말에 주행 속도가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운대구의회 의원 8명은 3일 옛 동해남부선 해운대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부산시는 올림픽교차로~송정삼거리 구간의 중앙버스전용차로 계획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도시철도 2호선 구간이 함께 있으므로 대중교통끼리 경쟁이 될 뿐 승객 분담과 교통 분산 효과가 없다”고 주장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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