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괴산군수 보궐선거 후보자 6명이 지난달 29일 괴산군청에서 열린 언론간담회에서 공명선거를 다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도 선거한다. 무소속 3선 신화를 이뤘던 임각수 전 군수가 뇌물을 받아 낙마하면서 오는 12일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충북 괴산군은 여섯 후보가 표밭을 누비고 있다.
일주일 남은 선거는 치열하다. 선거법 위반 관련 고발·경고가 잇따르고, 금품 살포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충북선관위는 지난 3일 “괴산군수 보궐선거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혼탁 양상을 보여 허위사실유포, 비방·흑색선전을 집중 단속한다”고 밝혔다.
과열 선거지만 대선에 묻힌 ‘깜깜이 선거’ 우려도 나온다. 후보들은 지난달 29일 공동 언론간담회를 여는 등 후보·정책 알리기에 열심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추미애 대표, 도종환·이해찬·오제세 의원, 자유한국당은 원유철·권석창·이장우 의원이 지원에 나서 총력전을 펴고 있다. 무소속 후보들은 발품을 팔며 얼굴알리기에 나섰다. 후보들은 오는 8일 괴산 장날이 당락을 가를 ‘디데이’로 보고 유세전을 준비하고 있다. 괴산군수 선거에선 농업, 노인 복지 관련 공약이 단연 눈에 띈다. 군민 70%가 농사를 짓고, 60대 이상 유권자(1만5688)가 전체 유권자(3만4622명)의 45.3%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농민군수’를 자처한 더불어민주당 남무현(65·전 괴산 불정농협조합장), ‘농민의 아들’을 내세운 자유한국당 송인헌(61·전 충북도 혁신도시관리본부장), 유일한 여성후보 박경옥(44·국민행복당 부총재), 무소속 김환동(67·전 충북도의원)·나용찬(64·강동대 외래교수) 후보 등은 농업 관련 공약을 앞세웠다. 무소속 김춘묵(57·전 서울시 서기관) 후보는 노인이 행복한 괴산을 내걸었다.
후보들의 출신에 따라 농민 대 공무원 구도가 형성됐다. 10년 동안 농협조합장을 지낸 남무현 후보와 농약마트 대표를 지낸 김환동 후보는 농민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남 후보는 농산물 최저생산비 보장제 도입, 농업회의소 설립, 통합농산물 가공센터 설립 등을 약속했다. 김 후보는 농·축산물 최저가 보장 조기 정착, 농축산물 6차 산업 육성, 유기농 로컬푸드 운영센터 건립 등을 공약했다. 충북도 등에서 37년 공무원 생활을 한 송인헌, 서울시에서 31년 공직생활을 한 김춘묵, 경찰 총경 출신 나용찬 후보 등은 공무원 후보군이다. 이들은 중앙·지방 행정 경험과 인맥 등을 앞세우며 표밭을 누비고 있다.
‘무당파’들의 표심이 변수다. 괴산의 무당파는 지난 4회 때 61.87%, 5회 때 59.75%, 6회 때 49.28% 등 압도적으로 무소속 임각수 후보를 선택했다. 무소속 바람이 이어질지 관심이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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