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에서 녹조가 생기는 원인은 하류의 신곡보로 물이 막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토교통부가 반대해 신곡보 개방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15년 7월 녹조가 발생한 신곡보 가동보 상류의 모습. 서울환경운동연합 제공.
서울시가 매년 되풀이되는 한강의 녹조 발생을 줄이기 위해 팔당댐 방류량을 늘려달라고 중앙정부에 요청했다. 그러나 환경단체는 “한강 하류 신곡보로 인한 녹조를 (상류) 팔당댐 방류로 풀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9일 서울시는 자료를 내어 “팔당댐 방류가 녹조 발생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고 보고, 소양강댐과 충주댐에서 환경유지용수를 확보해 팔당댐 방류량의 늘려달라고 중앙정부에 요청했다. 국토부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수온이 25℃ 이상이고 체류 시간과 일조량이 증가하면 한강 녹조의 발생 조건이 형성된다고 보고 있다.
서울시는 팔당댐 방류량 감소로 인한 체류 시간 증가를 한강 녹조 발생의 가장 큰 영향 인자로 꼽았다. 실제로 팔당댐 방류량이 177㎥/s였던 2015년엔 잠실보 상류의 상수원구역에 31일, 잠실보 하류 친수구역에 78일이나 녹조가 발생했다. 팔당댐 방류량이 229㎥/s였던 2014년에도 상수원구역에 25일, 친수구역에 18일의 녹조가 발생했다. 그러나 팔당댐 방류량이 302㎥/s였던 2016년과 609㎥/s였던 2013년엔 녹조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한강과 홍제천의 합류부는 물의 정체가 심해 여름에 녹조가 많이 발생한다. 2015년 7월 한강-홍제천 합류부. 서울환경운동연합 제공.
서울시는 한강-홍제천 합류부의 녹조를 줄이기 위해 녹조 원인 물질을 제거하는 효과를 내는 달뿌리풀과 갈대 부유 습지(뜬 습지)를 2016년 12월 설치했다. 서울시 제공.
그러나 서울시는 정작 녹조 발생의 근본 원인인 신곡보의 개방, 철거와 관련해서는 아무런 대책이 없는 상태다. 안대희 물순환정책과장은 “신곡보와 관련해 공동 연구를 해보자고 국토교통부에 요청했는데, 국토부에서는 고려할 문제가 많다며 답변을 주지 않고 있다” 말했다. 신곡보는 국토부 소유이나 관리는 서울시가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한강의 체류 시간이 증가한 것은 하류의 신곡보로 물이 막혀 있기 때문이다. 녹조를 없애기 위해 팔당댐 방류량을 늘려달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대책이다. 한강 녹조는 신곡보를 열어 해소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염 총장은 또 “충주댐과 소양강댐에서 환경유지용수를 확보하면 그만큼 이들 댐의 홍수 조절 능력이 떨어진다. 녹조를 줄이기 위해 홍수 위험을 늘리는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김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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