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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14년전 제주 특별법이 생각나는 까닭

등록 2005-11-11 21:10수정 2005-11-11 21:10

현장의눈
올해 하반기 내내 제주사회를 달구고 있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의 국회 제출이 임박한 현재의 제주사회는 14년전 제주사회가 제주도개발특별법 제정문제로 소용돌이쳤던 때와 비슷하다.

경제활성화 등 갈 길 먼 제주도정의 화두는 오직 ‘행정체제 개편’과 ‘특별자치도 추진’ 밖에 없는 듯이 보인다. 이 때문에 다른 주요 현안이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다.

1991년 11월, 당시 제주도개발특별법 제정은 ‘청와대’의 관심사항이었고, 이에 맞서 시민사회단체들이 밤샘농성과 항의시위가 잇따른 제주 최대의 현안이었다.

그해 11월 7일에는 한 젊은이가 “세계적 관광지 제2의 하와이보다는 삶의 터전으로써의 제주도를 원한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기에 이르렀다. 제주도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날 저녁에는 내내 비가 내렸다.

만 14년이 지난 오늘. 또다시 제주사회는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있다. 정부가 제주도를 홍콩과 싱가포르을 합친 ‘홍가포르’로 만들겠다고 해도 예전처럼 큰 반발은 없다. 시민사회단체들도 합리적이고, 지속가능한 관광개발의 대안을 찾을 정도로 변했다.

그러나 최근 특별자치도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는 총리실과 제주도의 자세는 그때와 달라진 게 없다. 이번 공청회에 공무원들이 동원돼 도청이 텅비어버리는 것은 관선시대와 달라진 게 없다.

경찰이 공청회에서 항의시위를 벌인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을 업무방해혐의로 조사하겠다는 것도 그때와 다를 바 없다.

총리실 주최로 11일 오후 서울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공청회는 더욱 심각한 문제가 나타났다. 28개 정당, 시민사회단체에 공문을 보내 2명까지만 참석을 해 줄 것을 요청한 것이다. 여기에 포함된 제주도내 단체는 전혀 없다. 한 토론자는 이에 항의해 참석을 포기했다.


신자유주의적 시장개방과 자치를 목표로 한 특별자치도를 성공적으로 추진하려면 정부건 자치단체이건 사회적 동의를 얻는 것이 유일하고도 최상의 대안이다. 14년이 지난 오늘, 제주에는 또다시 비가 내린다. 제주/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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