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지려니 튤립이 꽃망울을 틔웠다.
동쪽 바다 마을 속초와 서쪽 바다 마을 태안이 튤립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서로 자기네 튤립이 좋다며 상춘객의 팔을 끄는 꼴이다. 잠시 팽팽한 유혹의 줄을 놓은 두 곳은 “튤립 때문에 네덜란드 갈 것까지야….”라고 입을 모은다.
강원 속초 청초호반에는 8만 포기 튤립이 흐드러졌다. 속초시가 2015년 11월 1000만원으로 4만 포기를 심으면서 조성하기 시작한 튤립 꽃밭은 속초의 명물이 됐다. 지난해 다시 1500만원을 들여 4만 포기를 더 심었다. 올가을 4만 포기 정도를 추가로 심을 참이다. 속초는 다년생인 튤립의 특성을 살려 꽃이 지면 뽑아 꽃묘장에 보관하다가 가을에 다시 심어 예산을 줄이고 있다. 이우진 공원녹지과 주무관은 “지금 속초 청초호는 푸른 물과 붉고 노란 튤립이 어우러져 풍경이 환상적이다. 튤립 꽃말처럼 ‘사랑 고백’하기 더없이 좋다”고 말했다.
태안 마검포 튤립 축제장의 튤립. 태안꽃축제조직위원회 제공
충남 태안 마검포에는 280여종 200만 포기 튤립이 장관을 이룬다. 남대문, 풍차, 피라미드 등 꽃 조형물도 이채롭다. 지난 13일 개막한 튤립축제는 다음 달 10일까지 이어진다. 태안은 튤립축제에 이어 여름 백합, 가을 국화, 밤빛 등 연중 꽃 대궐을 이룬다.
경기 용인 에버랜드, 전남 신안튤립공원, 제주 한림공원 등도 튤립 축제를 열고 있다.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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