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가 3년이 지났는데도 살아있는 사건으로 재탄생하고 있는 이유는 어머니와 아버지들의 집념과 단결이 전 국민적 문제로 공감을 일으키게 만들었기 때문이에요.”
14일 오후 제주시 탑동 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아 열린 ‘4월꽃, 기억문화제’ 전시장에서 만난 소설가 조정래씨는 이렇게 말했다. 이날 기억문화제 첫날 행사장을 찾은 그는 “세월호 참사가 희생자 부모들의 개인적 사건으로 파편화돼 묻혀 버렸다면 벌써 잊혔을 것”이라며 “그런데 부모들이 끊임없이 삼보일배, 오체투지를 하면서까지 그 무서운 집념과 단결력으로 우리 사회공동체 구성원들에게 ‘잊지 말아달라’고 애원했다. 살아있는 사건으로 재탄생한 것은 이렇게 애원한 모정과 부정의 승리다”라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는 한 정권의 무능과 무책임의 극치를 보여준 사건이다. 사건 초기 청와대는 재난의 콘트롤타워가 아니라고 했다. 이 사건을 대했던 정권의 하이라이트였다. 국민은 전혀 안중에 없는 정권이었다”고 박근혜 정권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퍼포머 윈드가 14일 오후 제주시 탑동해변공연장 부근에서 열린 ‘사월꽃 기억문화제’ 전시관 개관 기념식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기리는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권을 지켜야 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헌법 조항조차 거부하고 무시해버린 그때, 이미 박근혜는 탄핵당했어야 했어요. 대통령의 자격이 없으니까.” 그는 세월호 참사를 ‘국난’이라고 규정했다. “이 사건이 지니는 객관적 무게와 크기는 우리가 통한으로 여기는 광주 민중항쟁도 더 크다. 그때는 250여명이 희생됐는데, 세월호는 304명이 죽었다. 훨씬 더 큰 규모의 사건”이라며 “6·25 이후에 몇 번의 국난이 있었다. 4·19와 광주 민중항쟁, 그리고 세월호다. 그래서 세월호 참사는 국난이다”고 강조했다.
제주4·156기억위원회가 14일 제주시 탑동해변공연장 부근 전시장에서 막을 올린 ‘사월꽃 기억문화제’에 전시된 작품들을 설명하고 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관련해 “우리 국민은 모두가 공감하는 데 힘을 모으면 이렇게 새롭게 모든 사건을 진행할 수 있다고 하는 걸 보여준 것”이라며 “애절하게 죽어간 어린 영혼들이 박근혜를 끌어내린 것이다”고 했다. 세월호 인양과 관련해서는 “조사특위를 다시 구성해 처음부터 조사해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확인하고 맹세하기 위해 재수사를 하고, 책임자들을 엄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성세대의 책임도 강조했다. 그는 “어린 학생들을 살리고, 보호해야 하는 것이 기성세대의 책임인데 살아보지 못한 어린 학생들이 갔다. 우리가 책임을 느끼지 않으면 비극은 다시 올 수 있다. 그걸 막기 위해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 추모행사의 의의에 대해 “해원굿이라는 게 왜 있나. 우리 안에 있는 트라우마를 씻어내는 것”이라며 “우리가 역사의 큰 사건들을 계속 기념하는 이유는 그걸 환기하고 잊지 말자고 하는 약속이다. 부모들이 위안받도록 하려면 이런 식의 기억행사를 해야 한다. 그래야 부모들이 위안받고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에서 제주에 오지 못한 애절하고 아프게 죽어간 어린 영혼들을 조금이라도 위로하기 위해 추모행사를 하고, 전국민적인 관심을 환기하는 역사적인 행사”라며 제주 추모제의 의의를 말한 그는 “해마다 이날을 맞이해서 제주4.3사건과 함께 4.16을 기억해 주면 의미가 더욱 커질 것이다”고 했다.
이날 오후 4시16분 전시장 개관을 시작으로 16일까지 제주에서도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문화제가 제주시 탑동 해변공연장 일대에서 열린다. 글·사진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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