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재광 시장, 김선기 전 평택시장과의 통화에서 욕지거리
13일 평택시의회 본회의 자리에서 녹취음성 공개돼
평택시 “장학관 건립 반대 설명하다 막말 나온 것”
13일 평택시의회 본회의 자리에서 녹취음성 공개돼
평택시 “장학관 건립 반대 설명하다 막말 나온 것”
공재광(54) 경기 평택시장이 김선기(64) 전 평택시장에게 “야 이 개××야” 등의 막말을 한 데 대해 지역사회에서 파문이 확산되자 14일 공개 사과했다.
공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2일 밤 평택시 학사건립과 관련해 김선기 전 시장님과의 전화통화에서 지역의 후배로서 답답한 심정과 서운한 마음으로 입에 담지 못할 경솔한 말을 한 데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현직 시장과 전직 시장 사이에 무슨 일이 있던 것일까?
발단은 지난 4일 평택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에 상정된 평택시의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이 부결되면서다. 평택시는 120억원을 들여 서울시 강북구의 한 건물을 매입한 뒤 리모델링을 통해 평택 출신 대학생 150∼2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장학관을 설치하려고 했다. 이 사업은 공 시장의 선거공약이면서 올해 평택시의 역점 시책사업이었다.
하지만 행정자치위원회의 표결 결과 찬반 의견이 3대 3으로 동수를 이루면서 이 안건은 부결됐다. 행정자치위원회 소속의 한 의원은 “이 안에 찬성하는 시의원이 있던 반면 서울지역 대학교에 진학한 학생들에게만 헤택을 주고 경기도나 지방으로 진학한 학생들은 혜택을 보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형평성 논란이 제기됐다”고 말했다. 상임위 표결 당시 시의원은 6명이었다. 당별로는 자유한국당 2명, 바른정당 1명, 더불어민주당 2명, 국민의당 1명이다.
부결된 안건은 13일 시의회 본회의에 의원 6명의 발의로 재상정됐다. 일부 시의원들은 상임위원회에서 부결된 안건을 본회의에 직권상정해서는 안된다고 반발했고 이 와중에 전날 공 시장이 김 전 시장에게 한 욕설이 든 녹음파일이 전체 시의원에게 공개됐다.
본회의 하루 전인 12일 밤 5분가량의 통화 녹음 파일에서 공 시장은 김선기 전임 시장(현 더불어민주당 평택을 지구당 위원장)에게 “공재광입니다”라고 밝힌 뒤 다짜고짜 김 전 시장에게 “장학관 하지 말랬다면서요. 그러지 마시요. 야 개새끼야”라고 욕설을 했다. 이에 놀란 김 전 시장이 “내가 언제 하지 말라고 했냐. 시장이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야기를 해야지…”라고 하자 공 시장은 “의원들한테 이야기 나오고 공무원들이 나한테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공 시장은 “야 김선기. 나 시장 안해. 네가 해. 야 그게(시장이) 그렇게 좋아”라는 막말과 함께 또다시 “야 임마”라고 욕설을 퍼부었다. 본회의에서 공 시장의 막말이 공개되자,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시의원들은 직권 상정하려던 관리계획안을 철회했다.
김 전 시장 쪽 관계자는 “대선 준비 때문에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과 식사자리가 있었다. 여기에서 장학관 문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하지 말아라 하는 식의 이야기는 없었다. 김 전 시장이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 시의원은 “공 시장이 자신의 역점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다 상임위원회에서 계획이 좌절되자, 반대한 것으로 소문난 김 전임 시장에게 욕설을 퍼붓는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참 낯 뜨겁고 부끄럽다”고 말했다.
평택시 관계자는 “12일 저녁에 시장님께서 장학관 설치 사업이 안된 배후에 김 전 시장이 조종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전화를 걸어 사업에 대해 설명하다 막말을 한 것이다. 오늘 진심어린 사과를 했다”고 말했다.
공 시장은 파문이 확산되자 김 전 시장을 찾아가 사과하려 했으나 만남이 불발됐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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