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자유한국당 시의원들의 탈당이 잇따르고 있다. 옛 새누리당의 일당 독점에 맞섰던 비새누리당계 정당에 입당하는 시의원도 처음으로 나왔다.
김쌍우(54) 부산시의원은 17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지난 16일 국민의당 부산시당에 입당원서를 냈다”고 밝혔다. 앞서 김 의원은 14일 자유한국당을 탈당했다. 김 의원은 2014년 부산 기장2 지역구(정관·일광·철마면, 장안읍)에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김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은 당연하다. 어떤 정당도 변화와 개혁을 미루면 발전도 희망도 없다. 1년 전부터 공개적인 자리에서 옛 새누리당의 쇄신을 요구하고 기다렸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희망도 의지도 없다고 판단했다”며 자유한국당 탈당 이유를 밝혔다. 그는 “저를 뽑아준 주민들의 입장에선 섭섭한 마음도 있겠지만 어디에 가든지 나라를 새롭게 개혁을 하는 데 힘을 보태고 지역발전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 국민과 주민을 보고 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당 선택 이유를 묻자 “옛날에는 제가 결정을 하고 지지를 호소했지만 이제는 진로를 지역민에게 물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의견을 들었다. 젊은층은 더불어민주당을, 장년층은 국민의당을 더 선호했는데 전체적으로 국민의당을 원하는 분들이 더 많았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20일 오전 10시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지지를 선언할 예정이다.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를 묻자 김 의원은 “(정치적) 빚이 덜한 자가 대통령이 돼야 나라를 구할 수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엔 민선 1~2기 부산시의원(민주자유당)과 16대 국회의원(부산 연제구·한나라당)을 지낸 권태망씨도 참석해 안 후보 지지선언을 한다.
일당 독점 구조였던 부산시의회에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면서 분열이 시작됐다. 2014년 지방선거에선 옛 새누리당이 부산 지역구 42석 모두를 거머쥐었다. 비례대표 5석 가운데 3석은 옛 새누리당, 2석은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이 차지했다. 전체 시의원 47석 가운데 45석이 옛 새누리당 소속이었다. 그런데 옛 새누리당 소속 지역구 시의원 9명(권오성·박성명·박중묵·오보근·이상갑·이진수·최영규·최준식·황보승희)이 최근 바른정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새정치민주연합 비례대표로 당선된던 전진영 시의원도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비례대표는 당선 때의 당적을 버리면 의원직을 상실하지만 징계 형식의 출당이나 제명을 당하면 의원직을 유지한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은 전 의원이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난달 27일 전 의원을 출당했다.
이로써 부산시의회는 전체 47명 가운데 자유한국당(옛 새누리당) 35명, 바른정당 9명, 국민의당 2명(지역·비례 각 1명), 더불어민주당 1명(비례)으로 재편됐다.
부산/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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