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러시아 사할린에서 한국으로 떠나는 한인 동포 가족들이 이별을 슬퍼하고 있다.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제공
일제강점기 러시아 사할린 탄광촌과 벌목장 등에 강제로 끌려간 한인 동포와 후손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사진전이 열린다. 사단법인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는 18일 “해외동포민족문화교육네트워크와 지구촌동포연대 주관으로 부산 중구 중앙동 40계단문화관 전시실에서 ‘얼어붙은 사할린 동포들의 눈물’ 사진전을 연다”고 밝혔다. 사진전은 22~29일엔 저녁 8시, 30일~다음달 13일엔 오후 5시까지 열리고 월요일엔 휴관한다.
전시 첫날엔 오후 2시 40계단문화관 앞에서 남산놀이마당이 길놀이를 하고 양일동 소리꾼의 공연과 하연화 춤꾼의 살풀이가 펼쳐진다. 정승천 부산해외동포문화교육네트워크 대표, 조기종 부산민예총 이사장, 이규열 요산기념사업회 이사장이 축하말을 하고 장영식 사진작가의 사회로 작가와의 대화가 열린다.
사진전에 선보이는 작품은 사할린 유일의 한글 신문사인 <새고려신문>에서 27년 동안 사진기자로 활동한 한인동포 2세 이예식(68)씨가 찍었다. 그의 아버지는 충북 옥천에서 태어났는데, 일제강점기 사할린 탄광으로 끌려가 이씨를 낳았다.
이씨는 1989년 <새고려신문>에 입사한 뒤 사할린 한인들의 삶과 사할린 동포 1세들의 한국 영주 귀국을 카메라에 담았다. 사할린 일본 총영사관 앞 배상 요구 시위와 유즈노사할린스크 시장에서 채소를 팔고 교외 들놀이에서 몸을 흔드는 한인 동포들의 삶도 사진으로 남겼다.
사할린 동포 1세들의 영주 귀국은 1989년부터 시작됐다. 지난해까지 4000여명이 고국으로 돌아왔지만 아들과 손자 등과 헤어지기 힘들어 귀국을 포기한 1세대 1000여명과 2~5세대 3만여명은 아직 사할린에 남아 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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