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원대 청람 황새 공원 사육장의 황새. 사육장 면적을 늘리고, 자연 방사 등을 통해 개체 수를 조절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박시룡 전 황새생태연구원장 제공
황새(천연기념물 199호)가 제 날개를 펴지 못하고 있다. 개체 수가 늘고 있지만 사육장은 좁고, 제때 자연 방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황새 복원과 개체 수를 늘리는 데 힘써왔지만 지금은 번식기 황새에게 가짜 알을 품게 해 번식을 억제할 정도다.
지금 황새는 한국교원대 청람 황새 공원 사육장 7900㎡에 96마리, 예산 황새 공원 사육장 2만9600㎡에 67마리가 살고 있다. 교원대 황새 공원의 황새는 마리당 82㎡를 차지한다. 25평 아파트 정도다. 하지만 일본 효고현 황새 고향 공원은 3만4000㎡에 56마리가 살고 있다. 마리당 607㎡로 교원대 황새 공원에 견줘 7배 이상 넓다. 앞서 1996년 황새 복원 연구를 시작하면서 교원대 안에 마련한 공간은 황새 40마리 정도를 예상했다. 황새가 늘면서 주변 논 3300㎡를 추가 임대해 쓰고 있지만 비좁다.
한국 황새 복원의 산증인인 박시룡 전 황새생태연구원장(한국교원대 생물교육과 명예교수)은 교원대 황새 사육장은 황새 생태를 위협할 정도라고 강조했다. 박 전 원장은 “황새는 날개를 펴면 2m 정도 되는데 지금 사육장은 과밀돼 있다. 황새가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번식기에 민감해진 수컷이 암컷을 공격하기도 한다. 조류인플루엔자 등 전염병 감염 확률이 높아지는 등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애초 2015년 충남 예산군 광시면 대리 주변에 조성한 황새 공원 등을 중심으로 야생에 황새를 꾸준히 날려 보내면서 개체수를 조절하려 했지만 지금까지 15마리를 방사하는 데 그쳤다. 자연으로 돌아간 황새가 전선 등에 감전돼 숨지는 등 사고가 잇따른 탓이다. 윤종민 황새생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예산 황새 공원 주변의 방사장이 완공되고, 절연시설·둥지탑 등 안전장치가 마련되는 대로 야생 방사를 재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2, 제3의 황새 공원 추가 조성 필요성도 제기된다. 박 전 원장은 “예산 황새 공원에 이어 인천 강화 교동도, 충북 청주 미호천 등에 황새 공원을 추가 조성하고 자연 방사 황새 개체수를 늘려야 한다. 예산이 필요한 만큼 정부와 자치단체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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