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장애인인권포럼, 현장방문 모니터링 결과
19대 대선 투표소 230곳 중 55곳 ‘부적절’ 평가
19대 대선 투표소 230곳 중 55곳 ‘부적절’ 평가
다음달 9일 제19대 대통령 선거 제주지역 투표소 가운데 55곳이 장애인들이 투표하기에 불편해, 장애인 참정권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제주장애인인권포럼은 26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장애인 참정권 확보를 위한 투표소 모니터링 결과’ 기자회견을 열어, 이렇게 밝혔다. 지난 17~21일 제주도 내 전체 투표소 230곳 가운데 70곳을 장애인모니터링단이 직접 방문해 장애인 유권자의 이동권 보장을 중심으로 주 출입구 접근로, 주 출입구 높이차, 출입문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여부 등 3가지 시설을 점검했다. 조사대상 투표소는 지난해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때 모니터링 결과 편의시설을 갖추지 않거나 잘못 설치해 ‘부적절’ 평가를 받은 57곳과 새로 추가된 13곳 등이다.
조사 결과를 보면, 70곳 가운데 3가지 시설이 적절하게 설치된 투표소는 15곳(21.4%)에 지나지 않았고, 나머지 55곳(78.6%)은 한 가지 이상의 시설이 부적절하게 설치됐다. 부적절한 시설은 출입구 높이차 43곳, 주 출입구 접근로 31곳, 출입문 편의시설 28곳 등이다.
투표소로 주로 쓰이는 마을회관이나 경로당의 경우 출입구 내부에 턱이나 계단이 설치된 경우가 많았고, 계단에 간이 경사로를 가파르게 설치해 장애인 혼자서 이동하기가 불가능한 곳도 있었다. 제주시 이도2동 제9투표소(이도주공아파트 2·3단지 관리사무소)의 경우 출입구 경사로 너비가 좁고, 서귀포시 남원읍 제8투표소(위미2리 노인복지회관)는 출입구 내부에 턱이 있어 장애인 이동이 불편한 것으로 평가됐다.
제주장애인인권포럼은 “지난해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소 가운데 부적절하다고 평가된 투표소가 이번 선거에서도 대부분 그대로 투표소로 활용돼, 전체 투표소 230곳 가운데 55곳이 부적절했다. 최소한 법정 기준에 맞게 투표소 편의시설을 개선해야 한다”며 “이번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선거관리위원회에 개선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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