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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 ‘베트남 피에타’상을 품다

등록 2017-04-26 17:04수정 2017-04-26 21:58

한베평화재단, 베트남전 종전 42주년 기념
성프란치스코 평화센터에서 동상 제막식 가져
한베평화재단은 강우일 이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26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성프란치스코평화센터에서 ‘베트남 피에타’ 동상 제막식을 가졌다. 허호준 기자
한베평화재단은 강우일 이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26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성프란치스코평화센터에서 ‘베트남 피에타’ 동상 제막식을 가졌다. 허호준 기자
“나의 야만을 기억하고 기억한다/여기/베트남의 마지막 자장가가 한국의 자장가와 만난다/오 동아시아 파도소리여 너와 나의 파도소리여”(시인 고은) “한국과 베트남 사이에 증오의 흔적이 사라지고/사랑만이 남아있는 그런 세상을 만드는 일은/이제 당신과 나의 몫이 아닌가!”(시인 탄타오)

‘베트남 피에타(마지막 자장가)’라는 제목으로 한국의 대표시인 고은과 베트남의 대표시인 탄타오의 글이 새겨진 동판이 나타났다.

베트남과 제주, 평화로 만났다.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희생자인 어머니와 억울하게 죽어간 이름없는 아가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제작된 ‘베트남 피에타’ 동상이 26일 ‘평화의 섬’ 제주 강정마을에 들어섰다.

오는 30일은 베트남전 종전 42주년이 되는 날이다. 또한 제주 강정마을에 제주해군기지를 유치하기로 결정한 지 만 10년이 되는 날이다. 재단법인 한베평화재단(이사장 강우일 주교·천주교 제주교구장)은 이날 오후 만 10년 동안 해군기지 건설 반대투쟁을 벌인 제주 강정마을 성프란치스코 평화센터에서 베트남전 종전 42주년 기념 기자회견과 함께 베트남 피에타 동상 제막식을 가졌다.

베트남전을 딛고 베트남과 베트남 사람들이 평화를 갈구하듯이, 4·3의 폐허를 딛고 일어선 제주와 기지 반대투쟁을 통해 새롭게 거듭난 생명평화 마을 강정마을도 평화를 갈구하고 있다. 이날 조성된 추모공간에는 베트남 피에타 동상만이 아니라 평화를 향한 시가 벽에 새겨지고, 강정 평화활동에 함께한 미국인 윌리엄 제롬 빅스 신부(1928~2015)의 부조상과 유해도 안치됐다.

강우일 이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베트남 피에타는 전쟁으로 스러진 모든 아까운 생명을 보듬고 평화의 자장가를 부른다. 이것만으로 우리의 사죄를 표현하기엔 턱없이 부족하지만, ‘베트남 피에타’를 출발로 삼고자 한다”며 “‘평화는 평화로 살게 놔두라’는 베트남 국민시인 탄타오의 말은 강정에 대한 베트남의 마음이다. 베트남 피에타가 강정과 만난 이유다”라고 말했다.

강 이사장은 “타락한 정권의 몰락과 곧 이은 진실의 인양은 우리가 사는 이 땅의 현재이며, 우리가 지켜본 역사의 진리”라며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고 역사의 행간으로 사라진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진실규명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우리 형제와 이웃을 그 전쟁터로 내보낸 우리 모두의 참회와 사죄가 이뤄져야 한다”며 진실규명을 촉구했다.

한베평화재단은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의 베트남 민간인 학살에 대한 한국사회의 반성과 성찰을 통해 평화와 상생의 미래를 열어나가기 위해 지난 2월 설립됐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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