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서울시 공무원들에게 노동절 특별휴가를 줬다. 서울시청 모습.
5월1일 노동절에 서울시청과 구청 공무원들도 쉰다. 노동절에 공무원들이 쉬는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현행 규정상 공무원은 노동절에 쉴 수 없으나, 서울시는 특별휴가를 주는 방식으로 쉬도록 했다.
30일 서울시는 “5월1일 근로자의 날에 시 공무원들에게 특별 휴가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공무원은 복무 규정이나 관공서 공휴일에 관한 규정상 노동절에 쉴 수 없었다. 서울시 김인철 행정국장은 “지난 몇 달 동안 시 공무원들 전체가 촛불집회와 조류인플루엔자(AI), 겨울 재난 등에 대처하느라 주말에 거의 쉬지 못했다. 그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성과우수자 관련 규정에 따라 특별휴가를 부여했다”고 밝혔다. 또 이런 서울시의 방침에 따라 25개 구청에서도 소속 공무원들에게 특별휴가를 주기로 했다.
이번 휴가의 대상이 되는 공무원은 서울시청 1만8천여명, 25개 구청 3만2천여명 등 5만여명이다. 그러나 시와 구 공무원 전원이 쉬지는 못하고, 서울시는 80%가량, 구는 60~70%가량이 쉴 전망이다. 코 앞에 닥친 대선 업무나 병원, 민원, 공원 등 서비스 업무 담당 공무원들은 휴일에도 적정한 인원이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노동절에 쉬지 못하는 공무원들은 5월 2, 4, 8일 가운데 하루를 쉬도록 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이번 특별휴가에 대해 “노동은 시민의 기본권이며, 공무원도 노동자이기 때문에 노동절에 쉴 수 있어야 한다. 공무원들의 노동절 휴무는 세계적 추세”라고 밝혔다. 박원순 시장은 “노동절에도 제대로 휴식을 갖지 못하는 노동자가 아직 많다. 대선 이후 차기 정부에 (공무원을 포함한) 모든 노동자들이 쉴 수 있도록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행정자치부 박순영 지방인사제도과장은 “관공서 공휴일에 관한 규정상 공무원이 근로자의 날에 쉬는 것은 맞지 않다. 또 전체 공무원에게 포상휴가를 준 것도 맞지 않다. 그러나 포상휴가는 서울시장의 권한이어서 행자부가 어떻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규원 기자
ch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