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와 대선 후보 경선을 펼쳤던 남경필 경기지사가 대선 1주일을 앞두고 바른정당 의원 13명이 집단 탈당한 데 대해 3일 “비록 지금의 상황이 어려울지라도 용기를 갖고 흔들림 없이 나아가자”고 말했다.
남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우리는 왜 바른정당을 창당했는가?”라는 글에서 “바른정당은 이번 대선만을 보고 급조한 정당이 아니라 낡은 정치를 버리고 새 정치를 만들어가기 위해 만들어진 정당”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소속 의원들의 집단 탈당으로 바른정당이 반토막 난 데 대해 남 지사는 “더 작아졌지만 옳고 바른길로 가면 된다. 이제부터라도 바른정당의 길을 분명히 하고 함께 가자”고 말했다.
남 지사는 바른정당이 나아가야 할 길로 △패권을 없애고 서로 협력하는 정치 △이념과 정파로 나뉘어 싸우지 않고 제대로 일하는 정치 △기득권에 연연하지 않고 반칙과 특권에 엄격한 정치 △우리 사회의 ‘희망 격차’를 없애기 위해 노력하는 정치 △재벌이 아니라 ‘기업가정신’을 응원하는 정치 △국가안보에 한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정치의 완성을 들었다.
남 지사는 “눈앞의 이해와 유불리를 떠나 긴 호흡으로 정도를 지켜가야 한다. 그것이 시대와 국민이 바른정당에 부여한 역사적 소명이다”라고 강조했다.
남 지사는 집단 탈당과 관련해 바른정당 내부의 불통과 그 결과 바른정당의 부끄러운 민낯을 국민에게 드러낸 사실에 대해서는 반성했다. 남 지사는 “우리의 마음이 하나가 아니었고 제대로 된 목표도 공유하지 못했으며 속 깊은 반목이 있음에도 문제의 본질을 애써 외면한 것”이 집단 탈당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남 지사는 “멀고 험한 길을 떠나면서 목표와 가치도 공유하지 못한 우리를 반성해야 한다. 정치권을 향해서는 소통과 통합을 얘기하면서 정작 우리 내부는 반대의 모습을 보여왔다”고 말했다.
홍용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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