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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7017’ 개통 앞 희비 엇갈리는 서울역 서부

등록 2017-05-05 09:49수정 2017-05-05 09:52

만리·중림동, 재개발 바람에 땅값 상승
주거지 재생 결정에 침울한 서계·청파동
서울시 “재생에 대한 미래 평가 다를 것”
‘서울로7017’ 고가공원 개장을 열엿새 앞둔 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고가공원 주변 모습. 서울역을 지나 왼쪽으로 굽은 길을 기준으로 왼쪽은 낮은 주택을이 들어선 서계·청파동이고 오른쪽은 고층 아파트가 밀집한 만리·중림동이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서울로7017’ 고가공원 개장을 열엿새 앞둔 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고가공원 주변 모습. 서울역을 지나 왼쪽으로 굽은 길을 기준으로 왼쪽은 낮은 주택을이 들어선 서계·청파동이고 오른쪽은 고층 아파트가 밀집한 만리·중림동이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1970년에 만들어져 안전에 문제가 있던 서울역 고가도로를 17개의 보행길로 꾸민 ‘서울로7017’ 개장이 오는 20일로 다가오면서 서울역 서쪽의 부동산값이 들썩이고 있다. 그러나 서울역 고가공원을 사이에 두고 고층아파트가 밀집한 북쪽의 만리·중림동과, 낮은 집들이 들어선 남쪽의 서계·청파동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고층 건물로 들썩이는 북쪽 “여기 10억원 정도로 살 수 있는 상가주택 있나요?” “상가는 매물이 없어요.” 지난 3일 서울 중구 만리동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시세를 묻는 동안에도 다른 손님이 들어와 집을 찾았지만, 공인중개사는 “하루에 둘셋씩은 상가주택을 사겠다고 오는데, 팔겠다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했다. 인접한 중구 중림동도 사정은 비슷했다. 이곳은 얼마전 큰 길에 있는 상가주택이 3.3㎡당 1억원에 팔린 뒤엔 3.3㎡당 7000만원 정도로 시세가 형성됐다고 한다. 1년 전만 해도 5000만원을 넘지 않던 곳이지만 서울로7017 개통이 다가오면서 카페와 음식점들이 빠르게 늘어난 탓이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8월 입주를 앞둔 만리동 서울역센트럴자이 아파트의 전용면적 84.99㎡는 지난 2월 8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2014년 분양가가 6억9천만원선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억원이 넘는 웃돈이 붙은 것이다. 최근 1년새 만리동에 있는 서울역 리가아파트의 같은 면적 아파트는 1억원 정도, 중림동 삼성사이버빌리지 아파트는 10% 정도 상승했다. 이곳 공인중개사들은 “근처 아현1구역 개발과 충정로역 근처 도시재생 사업까지 이뤄지면 이 동네는 상가와 고층 빌딩이 밀집한 지역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숨 죽이고 지켜보는 남쪽 서울로를 건너 남쪽으로 내려가자 분위기는 달라졌다. 서계·청파동 일대 부동산 중개소는 한산했다. 청파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서울시가 서계동 구릉지 일대를 도시재생 방식으로 개발하겠다는 지구단위계획안을 확정하면서 실망과 분노가 커진 상황”이라며 “주민들 대부분이 낡은 주택이 몰려 있는 구릉지 원형을 보존하기로 한 서울시 계획에 반대한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지난 3월 이 일대 복합형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서울역 서부 국립극단과 대한통운 터 등 6곳을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해 공연, 호텔, 업무, 도심형 주거 등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또 노후 주택이 밀집한 서계동과 청파동 일대 구릉 주거지는 언덕과 옛길을 보존하는 개별 개발을 지원하는 재생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시는 이 안을 교통영향평가를 거쳐 6월 말 확정·고시할 예정이다. 서계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전면 재개발 방식을 요구해온 구릉지 주택 소유자들은 시와 소송을 불사한다는 분위기라 뒤숭숭하다”며 “그래도 구릉지를 제외한 지역은 지난해보다는 가격이 좀 올랐고 서울로 개통 뒤 카페 할 자리를 찾아다니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공인중개업소에서 알아본 이곳 시세는 3.3㎡당 2000만~4000만원으로 서울로 북쪽 만리동·중림동과 차이가 컸다.

도시 재생, 재개발에 역전할 날 올까? 서울로를 둘러싼 북쪽과 남쪽의 다른 분위기는 대규모, 고밀도, 재개발, 뉴타운 시대에서 중·저밀도 도시 재생 시대로 바뀌어가는 도시계획 변화란 측면에서 보면 앞으로 달라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금 당장은 큰 돈이 되지 않는 도시 재생이 재개발에 뒤처지는 모양새지만 앞으로도 계속 그렇지는 않을 것이란 주장이다.

김장성 서울시 서울역재생계획팀장은 “낙후된 동네 사정을 그대로 방치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지형을 유지하면서 3000㎡ 이하의 공동건축을 짓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용택 서울시 도시관리과장도 “이 일대를 모두 밀어버리고 고층 아파트로 다시 짓는 것은 사업성이나 도시 경관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서울시는 앞으로 무리하게 재개발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양 과장은 “당장은 희비가 엇갈리지만 미래 평가는 달라질 것이다. 서울로7017 남쪽은 상권이 발달하면서 연남동이나 경리단길처럼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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