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절멸된 아무르 표범(한국 표범)은 극동 러시아를 중심으로 소수만 남아있는 것으로 조사된다. 나무위키
“조용한 아침의 나라는 마을을 배회하는 표범과 호랑이 때문에 밤에 종종 변을 당한다.”
1890년 스웨덴 동물학자가 이렇게 썼듯 19세기까지만 해도 한반도는 호랑이와 표범의 땅이었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의 무차별적 포획과 서식지 파괴로 표범은 호랑이와 함께 자취를 감추었다. 1970년 3월 경남 함양군에서 포수들이 마지막 한국 표범을 사살한 뒤 더이상 표범은 나타나지 않았다.
남한에서 사라진 표범을 다시 들여오기 위한 협의가 시작됐다. 서울대공원은 12일 ‘아무르표범호랑이연합’(알타)의 조 쿡 대표를 초청해 본격적으로 표범 도입 협의를 시작한다. 황색 털에 검은 점무늬가 있는 아무르표범은 한국표범의 다른 이름이다. 아무르 표범의 서식지는 과거 한반도와 만주, 러시아 연해주 지역이었다.
아무르 표범 보전을 위해 노력해온 국제민간기구 알타의 조 쿡 대표는 이번 방문 기간에 서울대공원의 표범 사육시설을 둘러보고 러시아·유럽의 동물원에서 한국 표범을 데려오는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서울대공원은 지난해 토종동물 지구를 조성하면서 토종이 아닌 표범이 사는 낡은 우리를 자연 서식지와 닮은 환경으로 재정비했다.
한 동물원에서 기르는 아무르 표범의 모습. 윌리엄 워비. 플리커 발췌
표범은 호랑이와 함께 우리 문화와 역사에 뚜렷이 각인돼 있다. 지상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로서 그 지역 생태 환경을 나타내는 지표기도 하다. 이 때문에 그동안 동물학자들은 한국 표범을 다시 들여와야 한다는 주장을 해왔다. 아무르 표범은 세계 동물원에 200여마리가 있으며, 야생에 70여마리가 생존해 있다. 한반도와 중국에서는 거의 사라져 현재의 서식지는 대부분 러시아 연해주다.
한편 서울대공원은 17일엔 체코 동물원에서 시베리아(아무르) 호랑이 수컷 1마리를 데려올 예정이다.
남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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