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 내정자인 이낙연 전남지사가 11일 오전 전남도청 브리핑실에서 고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남도청 제공
이낙연 총리 내정자가 11일 전남지사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떠나 송구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전남지사는 이날 전남도청에서 열린 고별회견에서 “도민께 약속드린 임기를 마치지 못해 몹시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전남도정을 떠나며 도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총리 지명을 받은 뒤 소회와 각오를 두루 밝혔다. 그는 “임기를 1년 이상 남겨 놓은 채 도정의 수행을 중단하는 것이 옳으냐를 놓고 고민했다. 그러나 새 정부가 국내외적으로 직면한 절박한 문제들을 해결해 가는 데 동참하라는 국가의 명령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당당한 평화국가, 정의로운 균형국가를 세우려면 정치권을 포함한 국민의 통합된 힘이 뒷받침되어야 하고, 그런 과업을 수행하는 데 저의 미력이나마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전남지사로 일한 3년을 회고하며 잠시 목이 메기도 했다. 그는 “지사로 일하는 동안은 전남의 가능성과 아름다움을 확인하는 행복한 기간이었다. 모자란 저를 포용해준 도민의 은혜를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어디에서 무엇을 하건 변함없이 전남을 사랑하고 돕겠다”고 약속했다.
총리직 수행을 두고도 “누구와도 막걸릿잔을 기울이며 소통하겠다. 국민과 역사를 생각하는 총리, 서민의 사랑을 받는 총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책임총리제에 대한 질문을 받자 “법적 개념은 아니고 정치적 개념이어서 사람들의 느낌 속에서만 존재한다.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총리의 권한을 행사하고 책임을 지라는 뜻으로 생각한다. ‘의전 총리’, ‘방탄 총리’에 그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이해한다”고 답변했다.
그는 오는 15일 전남도의회 의장에게 사임통지서를 제출하고 공식적으로 사임할 예정이다. 이날 국회에 총리 임명동의안이 제출되면 그는 신분이 총리 후보자로 바뀐다.
퇴임식은 금요일인 12일 오전 11시 전남도청에서 열린다. 그는 퇴임식에 앞서 목포신항을 방문해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을 위로하고, 목포 현충탑과 김대중 동상 등을 찾아 헌화할 예정이다. 그가 퇴임하면 보궐선거를 치르지 않고 다음 지방선거까지 김갑섭 행정부지사가 권한을 대행한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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