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지하 터미널에 만들어진 로우라인 공원에선 식물 교육, 기술 세미나, 여러 이벤트가 열린다, 서울시 제공
“오래된 도시는 지하 녹지를 통해 하나로 연결될 수 있다.”
미국 뉴욕 맨해튼에 지하정원을 만든 로라인(lowline) 프로젝트 총괄기획자 제임스 램지는 11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강연회 ‘로우라인 프로젝트 사례를 통해 본 서울시 도시재생 방안’에서 이렇게 말했다. 로라인은 2015년 맨해튼 남동쪽 로어 이스트 사이드 옛 전차역 지하공간(4046㎡)을 개조해 만들어진 거대한 지하정원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인공위성 엔지니어로 일한 제임스 램지는 지하공간을 재생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햇빛이 들지 않는 곳에서 어떻게 식물이 자랄 수 있을까? 태양광을 모아 지하 6.1m 깊이로 끌어들인 로라인은 한국 기업의 자연채광 특허기술을 적용했다고 한다. 그 결과 이 지하공원엔 3만5천종 이상의 식물들이 15개월 동안 건강하게 자라고 열매를 맺고 있다고 한다. 또 로라인이 세계적 명소가 되면서 2015년 10월부터 금년 2월26일까지 10만명이 넘는 방문객들이 찾아왔고 맨해튼에서 가장 가난했던 이 동네 가게들의 매출이 75% 정도 늘어났다고 전했다.
그는 “로라인이 버려진 철길을 재활용한 뉴욕 하이라인 공원에서 영감을 얻었듯, 서울도 7017 다음엔 신설동 옛 지하철역, 여의도 지하 벙커, 세운상가 지하보행로 등 서울의 지하공간을 새롭게 재생하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다. 지하주차장을 정원으로 바꾼 런던 스트랜드 프로젝트나 허드슨강 부두건물 지하에 인공 해변을 만든 뉴욕 슈퍼피어 프로젝트처럼 세계적으로 오래된 도심엔 지하공간 재생 아이디어가 여럿 나오고 있다. 제임스 램지는 서울에 이어 12일 부산시청에서도 강연을 할 예정이다.
남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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