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생활체육회 비리에 공무원·체육회 관계자 한통속

경찰, 제주시 전·현직 공무원 11명 등 14명 입건
입건된 전직 공무원 중엔 시장·부시장·국장 출신도
일부 공무원은 예산 지원하고 뒷돈 챙긴 혐의

제주시생활체육회 운영과정에서 전현직 시청 공무원과 체육회 관계자들이 비리를 저질러 온 혐의로 입건됐다. 입건된 전직 공무원 가운데는 시장과 부시장, 국장을 지낸 사람도 있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제주시생활체육회 관련 비리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묵인한 강아무개(68) 전 시장 등 전·현직 공무원 11명과 체육회 관계자 3명 등 모두 14명을 업무상 횡령과 배임 등 혐의로 입건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은 전·현직 공무원 11명 가운데 강아무개(43)씨 등 나머지 공무원과 체육회 관계자 등 9명에 대해서는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공무원 강아무개(43)씨는 2004년 4월부터 2013년 1월까지 제주시청에서 운동경기부 운영, 체육 육성 업무를 담당하면서 생활체육회 감독인 홍아무개(56)씨와 최아무개(54)씨 개인계좌로 45차례 대회 출전비, 전지훈련비를 부풀려 5억5천여만원을 지급한 뒤 이들로부터 3380만원을 돌려받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09년 12월에는 공무원과 지도자, 선수 등 15명이 4박5일 일정으로 일본 전지훈련을 한다는 허위공문서를 작성해 시장 결재까지 받아 1880만원의 여비를 지출한 혐의도 있다. 경찰은 당시 강 시장을 비롯해 부시장·국장·과장·계장 등 간부들은 이를 알면서도 결재를 해 허위공문서 작성에 공모 또는 방조한 것으로 보고 입건했다. 공무원 강아무개(56)씨는 지난 2009년 12월 일본 전지훈련 여행을 하면서 생활체육회 감독 홍씨로부터 500만원을 받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13년 1월에는 체육회 감독 홍씨가 개인적으로 산 차량 할부금을 시청 공금으로 낼 수 없는데도 강씨와 홍씨가 짜고 특별우대수당을 신설해 2016년 4월까지 40개월 동안 2390만원을 불법 지원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그러나 경찰은 입건된 전·현직 공무원 5명에 대해서는 위법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허호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