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서거 8주기 공식 추도식이 23일 오후 2시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대통령묘역에서 열렸다. 추도식에 참가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아들 노건호 씨 등과 추도식장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공동 취재단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23일 취임 이후 처음 봉하마을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은 예전과 다름없이 소탈한 모습을 보였다. 수만명의 시민들은 열광했다.
이날 낮 12시45분께 봉하마을 안 노 전 대통령 옛 자택 앞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차량에서 내린 뒤 그를 먼발치에서라도 보기 위해 줄지어 늘어선 추모객들을 보자 10m가량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그는 방문객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인사를 한 뒤 걸어서 노 전 대통령 자택에 들어갔다. 대통령 당선 전 해마다 노 전 대통령 추도식 때 보인 모습과 전혀 다르지 않았다. 예전엔 손수 차량을 운전해서 왔고, 이번엔 다른 사람이 운전하는 차량의 뒷좌석에 앉아서 왔다는 점만 달랐다.
경호도 소박했다. 낮 12시께부터 수백명의 추모객이 문 대통령을 직접 보려고 노 전 대통령 옛 자택 앞으로 몰려들었다. 하지만 경호원들은 노란색 끈으로 폭 3m가량 여유를 두고 접근 금지선을 만든 뒤, 선 바깥쪽에 늘어선 추모객들을 제지하지 않았다. 추모객들이 계속 불어나 노란색 끈 안쪽으로 다가서자 “어머니! 뒤에서 밀면 앞에 사람이 다칠 수 있습니다. 제자리에서 대통령님을 기다려주세요”라고 당부하는 것이 전부였다.
추모객들은 ‘노무현의 친구’ 대통령에게 환호했다. 문 대통령 도착 전 일찌감치 자리를 잡은 추모객들은 노랑색 풍선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는 등 자유롭게 행동했다. 문 대통령이 도착하자 일부 추모객들은 인기 연예인을 보듯 함성을 질렀다. 일부는 대통령을 향해 “오빠 오빠” 소리치기도 했다. 모두가 휴대전화를 꺼내 들고 손에 잡힐 듯 다가온 대통령의 모습을 사진에 담느라 바빴다.
2010년 말부터 봉하마을에서 살고 있는 명계남 전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대표는 “문 대통령이 해마다 추도식에 빠지지 않고 참석했지만, 올해 참석은 정말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멋진 말로 표현하고 싶은데 너무 기뻐 다른 말을 못 하겠다”고 말했다.
김해/최상원 기자
csw@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