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어민들이 26일 목포신항에 생미역을 싣고와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다.
진도 동·서거차도 주민 70여명이 26일 오후 1~3시 세월호가 거치된 목포신항에서 생존권 보장과 신속한 보상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목포신항 북문 앞에 진도에서 싣고 온 건미역 40박스(800장)와 생미역 500㎏을 쌓아놓고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머리에 ‘동·서거차도 주민 다 죽는다’, ‘생존권 보장하라’는 머리띠를 동여매고 해양수산부의 각성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주민들은 “세월호 인양 과정에서 흘러나온 기름이 미역·톳 양식장을 덮쳐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지만 피해가 발생한 지 두 달이 지나도록 보상에 진척이 없다”고 항의했다. 주민들은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의 보험사가 ‘선 판매, 후 보상 고려’라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대책을 미루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인양업체는 6월 말까지 채취하고, 판매한 다음 팔리지 않은 부분에 대해 보상을 고려하겠다는 태도다.
진도 어민들이 26일 목포신항에 건미역과 생미역을 싣고와 조속한 피해 보상을 시위를 벌이고 있다.
주민들은 “지난해 1뭇(10장)에 15만선에 거래되던 미역이 올해는 7만~10만원으로 떨어졌다. 기름 피해가 알려지면서 목포의 도매상에서 받아주지도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소명영(55) 동거차도 어촌계장은 “팔리지도 않는 미역을 채취해서 무엇을 하라는 것인지, 창고에 미역이 쌓여만 간다. 인양의 주체가 해양수산부인 만큼 피해보상을 인양업체에 미루지 말고 정부에서 선보상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민들은 26일에도 목포신항에 모여 시위를 이어가기로 했다.
진도군은 세월호 인양 과정에서 잔존유 50㎘가량이 유출돼 해역 2만2000㏊를 덮치면서 동·서거차도의 미역·톳 양식장 554.5㏊에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 어민 135명이 34억여원의 피해를 신고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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