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 외곽이전 추진…‘주거·상업지역 변경’ 건의
땅값 폭등우려…대구시 난색·시민단체도 반대
대구 염색공단이 “공단 터 25만여평을 용도 변경해달라”고 요구하면서 지역경제계의 최대 현안으로 떠 올랐다. 공단이 자리잡은 대구 서구청은 14일 용도변경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지만 대구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염색공단, 용도변경 필요=대구 염색공단은 “입주 업체들이 시설이 낡아 대외경쟁력이 떨어지고 도시 중심부와 맞닿아 있는 공단이 도시 발전에 걸림돌이 된다는 판단에 따라 외곽지 이전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염색공단은 현재 공업 지역으로 묶여있는 대구시 서구 비산 7동, 이현·평리동 염색공단 터 25만여평을 주거지역이나 상업지역으로 용도 변경해달라고 최근 건의했다. 이 건의서에는 염색공단 함정웅 이사장, ㈜부용화섬과 ㈜서도염직 등 입주 업체 대표들이 서명했다. 염색공단은 현재 대구시 달성군 또는 경북지역으로 이전하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염색공단은 이달중에 전문기관에 용역을 맡긴 뒤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본격적으로 이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대구 서구청 환영=서구청 김대근 도시국장은 “서구로 보면 , 염색공단이 중심지역에 자리잡고 있다”며 “낙후된 서구를 발전시키려면 염색공단을 주거지역 또는 상업지역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반대=대구시 여희광 경제산업국장은 “공단을 왜 주거 지역으로 바꾸려하느냐”며 “염색공단이 이전할 장소도 마땅하지 않다”고 말했다. 대구시 안국중 섬유패션과장도 “현재 염색공단 자리에서 설비교체 등이 이뤄져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돈희 대구시 도시주택국장은 도시계획위원들의 의견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보고 12월쯤 대구시 도시계획위원회에 용도변경 안건을 상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국장은 염색공단과 함께 현재 용도변경 의사를 보이고 있는 서대구 공단 70만여평도 변경 여부를 도시계획위원회에 회부헤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는 “땅장사” 우려=대구경실련 조광현 사무처장은 “염색공단이 어디로 이전할지도 결정되지 않은 마당에 선뜻 용도변경을 하면 염색공단 땅값을 올려 특혜를 준다는 비난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제계에서는 “수천억원을 들여 대구 섬유를 살리기위해 밀라노 프로젝트를 추진중에 있지 않느냐”며 “염색공단을 옮겨서는 안된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용도변경되면 땅값 2배 폭등=염색공단은 1980년에 공단으로 지정된 뒤 1981년 부터 본격적으로 입주가 시작됐다. 현재는 염색업체 124곳이 입주해있다. 공업지역으로 묶여 있는 현재 염색공단 땅값은 평당 150만원 선이다. 그러나 주거지역 이나 상업지역으로 풀리면 최소한 2배 이상은 땅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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