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급 신규채용 58%가 여성…2급은 단 4명뿐
5급 이상 허리 거의 없어 고위직 전망 깜깜
“여성 관리자 키우는 것은 채용보다는 인사”
5급 이상 허리 거의 없어 고위직 전망 깜깜
“여성 관리자 키우는 것은 채용보다는 인사”
지난해 일반직 지방공무원 공개채용 합격자 가운데 여성이 58.2%로 크게 늘었지만, 현재까지 가장 상위직인 여성 공무원은 2급으로 모두 4명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지방공무원들에게 유리천장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행정자치부가 29일 발표한 ‘2016년도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인사통계’ 자료를 보면, 9급 공무원 공채 여성합격자는 2005년 50%를 돌파한 뒤 2010년 52.2%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증가하다 지난해 58.2%로 역대 최대 비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7급 공채 여성합격자 비율은 38%이며, 전체 7급 지방공무원 중엔 42%가 여성이다. 1996년 여성공무원을 30% 이상 채용하도록 한 여성채용목표제가 도입되면서 시도 지방공무원들 중 여성 비중은 적게는 30%(강원도)부터 많게는 38%(부산시)로 3분의 1을 넘어가고 있다. 전국 기준 지방 여성공무원은 모두 10만6010명으로 전체에서 34.9% 비중을 차지한다. 행자부 지방인사제도과 박순영 과장은 “아직은 현직 여성 공무원 비중이 30%대지만 최근 여성합격자가 크게 늘어난 것이 곧 전체 공무원 성별 비중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성공무원 합격자 비율이 해가 갈수록 높아지는 것과는 달리 직급이 올라갈수록 여성 비중이 급격히 줄어드는 경향은 여전하다. 통계를 보면, 전체 여성 지방공무원 중에선 7급이 3만6757명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은 8~9급 3만4788명이다. 고용이 불안정한 시간선택제 채용 9급 공무원은 남성 1624명, 여성 1146명으로 거의 비슷했다. 이에 견줘 2016년 기준 광역자치단체 국실장 정도의 직위를 가진 2급 여성 공무원은 전체 77명중 3%(4명)에 불과했다. 여성 절대 다수가 채용 당시 직급에 몰려 있고 고위직은 손에 꼽히는 가파른 피라미드 구조다. 더욱 심각한 것은 중간 관리자인 5급 가운데 여성은 2086명으로 전체의 13% 밖에 되지 않아 앞으로도 당분간은 여성 고위관리자가 크게 늘기 힘들다는 것이다.
서울시 배현숙 여성정책 담당관은 “여성공무원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관리직은 여전히 부족한 현실은 결국 여성관리자 폭을 넓히는 것은 인사운용의 문제이지 채용만의 문제는 아님을 보여준다”며 “지방자치단체 여성 공무원들도 주요 경로를 거쳐야 고위직 승진대상이 될 수 있는데, 감사·인사·기획·예산 등 부서에선 여성 과장이 손에 꼽힐 만큼 적고 주로 여성·문화·재무 관련 부서로만 여성들이 집중 배치되는 경향이 이러한 유리천장을 강화한다”고 말했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행정자치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인사통계>(2016. 12. 31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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