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전국 447개 유인도 3차례 탐사…“배 3척이나 난파 당했죠”

등록 2017-05-30 16:56수정 2017-05-31 08:56

섬 탐험가 이재언씨 ‘한국의 섬’ 13권 완간
25년간 9차례 견인·1차례 노역 등 우여곡절
지난 4월 전남 완도군 금일읍 원도에서 드론 촬영 중인 섬 탐험가 이재언씨
지난 4월 전남 완도군 금일읍 원도에서 드론 촬영 중인 섬 탐험가 이재언씨
“배가 뒤집히는 바람에 감옥에도 갔고요. 비싼 드론을 네 대나 수장시켰지요.”

2600쪽이 넘는 <한국의 섬> 연작 13권을 완간한 섬 탐험가 이재언(65)씨는 30일 멀고 험한 항해를 마친 뱃사람처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씨는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의 연구원으로 일하며 전국의 유인도 447곳을 정리한 섬 지리지를 펴냈다.

출간을 위해 이씨는 1991~2016년 25년 동안 전국의 유인도를 한 곳도 빠짐없이 세 차례 돌았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 여객선을 타지 않고 직접 탐사선을 구입해 몰았다. 바다에서 탐사선이 고장 나는 바람에 9차례 견인, 3차례 난파 등 여러 차례 위기를 겪었다. 2012년 6월에는 탐사선이 뒤집히는 바람에 선박매몰죄로 벌금형을 선고받고 순천교도소에서 노역하기도 했다. 전체를 조망하는 섬 사진을 얻고 싶은 욕심 때문에 환갑을 넘긴 나이도 아랑곳하지 않고 드론을 조작하는 기술을 배웠다. 이후 경기 풍도, 전남 거문·돌산·장도 등지에서 드론 4대를 수장하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기도 했다.

<한국의 섬>은 지역별로 유인도를 가나다순으로 기록했다. 섬별로 첫 장에 드론으로 찍은 공중사진을 배치한 뒤 둘러보기, 특징과 사건, 지명 유래, 가는 길, 특산물 등 항목으로 낱낱이 서술했다. 유일하고 흥미로운 내용이어서 포털 네이버를 비롯한 곳곳에서 관심을 보였다.

<한국의 섬>은 지난 2년 동안 순차적으로 발간됐다. 1차분 5권은 전남 섬의 명세가 담겼다. 1·2권은 신안, 3권은 진도, 4권은 영광·무안·목포·해남, 5권은 고흥·장흥·강진·보성의 섬들을 망라했다. 2차분 3권에는 영남과 충남을 담았다. 6권은 경남과 경북, 7권은 통영, 8권은 충남을 들여다봤다. 3차분 5권은 전북·경기·제주를 주로 훑었다. 9권은 전북, 10권은 인천과 경기, 11권은 여수, 12권은 완도, 13권은 제주를 정리했다. 사진을 섬당 4~10장 실어 현장감을 살렸다. 권당 200~230쪽 안팎이고, 2만5000원에 판다.

전남 완도 노화도 출신인 이씨는 초등학교를 마치고 서울로 가 고학으로 중·고교와 신학교를 졸업한 목사 출신이다. 섬 지역에서 낙도 선교를 하다 섬의 풍경과 인정 등 매력에 빠져 섬 탐험가로 돌아섰다. 1991년 진도 조도를 답사한 이래 전국 곳곳으로 탐사 영역을 넓혔다. 2004년에는 4.5t급 탐사선인 등대호를 사들여 2주일씩 원거리 탐사를 펼쳤다. 이런 열정을 높이 산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은 지난 2009년 이씨를 연구원으로 위촉하고 출간을 권했다. 이씨는 “작은 섬은 자료가 전혀 없어요. 누군가 바닥을 깔아 놓아야 한다는 심정으로 시작했어요”라고 말했다.

이씨는 앞으로 모바일 앱 ‘우리나라 섬 구석구석’을 만들어 섬 문화를 국민에게 알리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국민 모금으로 2억원을 조성해 탐사선을 진수한 뒤 섬 체험 학교를 운영하는 프로그램도 구상 중이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 진영의 전국 섬 발전 특별위원장을 맡아 연안여객선 공영제를 대선 공약에 담도록 했다. 도시의 시내버스처럼 연안 항로 배삯의 일부를 국가나 자치단체가 부담해 누구나 안전하고 저렴하게 섬 여행을 즐기게 하자는 마음이 간절했기 때문이다.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