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무대 보면 취업문 보여요”
지방대 졸업생이 뼈를 깎는 노력으로 국외 취업의 장벽을 넘은 사실이 뒤에 밝혀졌다.
울산대는 1999년 기계자동차공학부를 졸업한 고현채(34·사진)씨가 지난해 4월 세계적인 카메라 제조회사인 일본 캐논사 공채시험에 한국인으로는 처음 합격해, 이 회사 본사 해외영업부 지적재산법무본부 출원과에서 일하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대학 졸업 때까지 국내 대기업에는 입사지원서를 한번도 내지 않은 고씨는 “국내 대기업들은 사원모집 때 지방대 출신에게 불이익을 줄 것으로 생각해 아예 대학 입학 때부터 국외 기업 쪽에 눈을 돌렸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 1학년 때 영어에 매달려 토플시험에서 975점을 받았지만, 영어 구사능력을 보다 심화하기 위해 2학년 때 휴학하고 오스트레일리아에서 9개월 동안 어학연수를 받았다. 이어 3학년 때 다시 휴학한 뒤 일본에 건너가 일본어 공부에 몰두했다.
그는 대학 졸업과 함께 등록금과 생활비, 기숙사 등을 무료로 제공받는 일본 문부과학성 초청 연구장학생으로 뽑혀 도쿄대 대학원에 입학했다. 지난해 2월 도쿄대 대학원에서 4년만에 반도체 가공학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곧 캐논사 공채시험에 응시해 합격하는 영예를 잇달아 안았다.
그는 “외국어는 귀가 열리면 말을 해야 하는데, 문법을 통해 쉽게 표현하는 여러 용법을 공부한 것이 도움이 됐다”며 “일어는 우리나라 제주도 사투리 정도의 수준과 같아서 영어공부에 들인 3분의 1의 노력으로도 터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내 변리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지금도 틈틈이 공부를 하고 있는 그는 “취업의 문을 국내에서만 찾지 말고 국제무대로 시야를 넓히면 의외의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취업 준비생들에게 조언했다.
한편, 2002년 울산대 첨단소재공학부를 졸업한 그의 동생 현용(32)씨도 현재 일본 문부과학성 초청 연구장학생으로 일본 도쿄공업대에서 석사학위 과정을 밟고 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한편, 2002년 울산대 첨단소재공학부를 졸업한 그의 동생 현용(32)씨도 현재 일본 문부과학성 초청 연구장학생으로 일본 도쿄공업대에서 석사학위 과정을 밟고 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