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에…선정되면 인력·자금 등 지원 받아
2010년 직장폐쇄·용역투입·10억 손배소 등
‘노조 파괴’ 창조컨설팅 개입 사실도 드러나
2010년 직장폐쇄·용역투입·10억 손배소 등
‘노조 파괴’ 창조컨설팅 개입 사실도 드러나
‘노조파괴 노무법인’으로 한때 악명을 떨친 창조컨설팅에서 자문을 받아 노조를 탄압한 상신브레이크㈜가 대구시의 고용친화 대표기업 선정·지원사업에 신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 노동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5일 <한겨레> 취재 결과, 대구에 있는 자동차 부품회사 상신브레이크는 지난달 23일 마감한 대구시의 2017년 고용친화 대표기업 선정·지원사업에 신청서를 냈다. 고용친화 대표기업으로 뽑히면 대구시에서 인력과 자금, 해외진출, 컨설팅 등 각종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대구테크노파크가 1차 평가, 현장 실태조사, 2차 평가를 거쳐 이달 말에 17개가량의 기업을 선정할 계획이다.
선정 기준을 보면, 임금체불 이력이 있거나 산업재해가 많이 일어난 사업장, 국세나 지방세 체납처분을 받은 기업은 선정에서 제외된다. 하지만 기업이 노조 조직·운영 등에 개입하는 부당노동행위에 대해서는 선정에서 제외한다는 항목은 없다. 상신브레이크 관계자는 “(고용친화 대표기업에 선정되면) 회사가 여러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신청서를 냈다. 선정될지 안 될지도 모르겠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노사 갈등이 극심하던 2012년 4월엔 대구시에서 노사화합상을 받기도 했다.
국내 최대 자동차 브레이크 제조업체인 상신브레이크는 2010년 임금·단체협상 과정에서 유급 노조전임자 수를 제한하는 타임오프제 시행 등을 놓고 노조와 갈등을 빚었다. 그해 6월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자 회사는 8월 직장폐쇄를 단행하고 용역인력을 투입했다. 12월엔 금속노조 소속 전·현직 노조 간부 5명을 해고한 뒤 파업으로 손실을 봤다며 이들 간부들에게 10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도 냈다. 극심한 노조 탄압 과정에서 노조는 결국 금속노조를 탈퇴했다. 이 과정에 노조 파괴로 악명 높은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이 개입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대구시는 이 회사에서 노사 갈등이 극심하던 2012년 4월에 노사화합상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법원은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2015년 9월 회사의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한 원심을 확정한 데 이어 지난해 3월엔 노조 간부들의 불법파업 혐의(업무방해)에 대해서도 무죄를 확정했다. 또 김아무개(73) 회사 대표이사 등 2명에게는 “노동조합 조직의 와해를 유도하여 노동조합의 조직 또는 운영에 지배·개입하였음”을 인정해 노조법상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해 벌금 200만원씩 확정판결했다.
권택흥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장은 “대구시가 상신브레이크에 노사화합상을 준 데 이어 고용친화 대표기업으로까지 선정한다면 이는 대구시가 사측의 노조 탄압을 방조하다 못해 양성하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동료 3명과 함께 대법원에서 해고무효 확정판결을 받은 조정훈(42)씨는 “회사에서 복직 통보가 왔고 재징계를 기다리며 자택에서 대기하고 있다. 회사가 고용친화 대표기업에 신청하기 전에 대법원 판결을 존중해 재징계 의사를 철회하고 해고된 노동자들을 모두 원직복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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